프랑스에 여왕은 없었을까?
"프랑스에는 여왕이 없었다"는 생각은 사실이 아닙니다. 중세 초기부터 프랑스 역사에는 수많은 여왕, 즉 왕비가 존재해 왔습니다. 다만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프랑스는 살리카 법(Salic Law)에 따라 여성의 왕위 계승을 금지했기 때문에 스스로 왕위에 올라 통치한 '여왕'은 없었지만, 국왕의 배우자인 '왕비'는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프랑스 국왕들의 아내들은 공식적으로 왕비, 곧 여왕으로 불렸으며, 그중 상당수는 정치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왕비들을 소개합니다.
역사 속 대표적인 프랑스 왕비
- 키예프의 안나(1034~1075): 프랑스 국왕 앙리 1세의 아내. 키예프 루스(현 우크라이나 지역) 출신으로, 프랑스와 동유럽을 연결한 인물입니다.
- 아키텐의 엘레오노르(1122~1204): 프랑스 국왕 루이 7세의 아내였으나 결혼이 무효화된 후 잉글랜드 국왕 헨리 2세와 재혼하여, 프랑스와 잉글랜드 양국의 역사에 모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 바이에른의 이자보(1370~1435): 프랑스 국왕 샤를 6세의 아내. 백년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궁정에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 카트린 드 메디시스(1519~1589): 프랑스 국왕 앙리 2세의 아내. 남편 사후 세 아들이 차례로 왕위에 오르는 동안 섭정 역할을 수행하며 프랑스 정치를 실질적으로 주도했습니다.
-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아내.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프랑스 혁명기에 처형되면서 구체제 몰락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프랑스 역사에는 여왕이라 불릴 만한 왕비들이 끊임없이 등장했습니다. "프랑스에 여왕이 없다"는 오해는 여성이 직접 왕위에 오른 사례가 없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