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아스카 시대와 나라 시대의 정치적 이면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시선을 조금 바꿔 문화적인 측면, 그중에서도 건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나라 시대의 대표 사찰
나라 시대의 건축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역시 사찰입니다.
아래 사진은 감진화상(鑒眞和上)으로 널리 알려진 당초사(唐招提寺)입니다.
이것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당초사의 모습입니다.
사찰 건축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용어가 바로 '승가람마(僧伽藍摩)'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가람(伽藍)'이라는 말의 어원이 되는 개념으로, 여기서는 사찰 전체 또는 사찰의 주요 건물군을 의미합니다. 탑, 금당(本堂), 강당 등 어떤 건물들이 배치되는지는 종파와 시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리고 이곳은 도다이지(東大寺)의 정창원(正倉院)입니다. 나라 시대와 헤이안 시대의 보물들을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한 건물로, 교목조(校倉造) 양식의 고상창고(高床倉庫)에 해당합니다.
정창원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일본 궁내청 공식 웹사이트를 함께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교목조(校倉造)란?
주택·건축 관련 용어사전에 따르면, 교목조는 삼각형 단면으로 가공한 통나무를 수평으로 쌓아 올려 벽체를 만드는 창고 건축 양식을 말합니다.
같은 교목조 양식의 건물로 당초사의 경장(經藏)이 있습니다. 경장은 경전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되던 건물입니다. 교목조의 뿌리로 꼽히는 것은 중국 윈난성 일대 민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족(三脚) 구축법'이라 불리는 기술로, 4~5세기 무렵 중국과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통이 강원도와 울릉도 지역에서 유명합니다.
교목조와 비슷한 방식으로는 원목(로그) 구축법을 들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로그하우스로, 스칸디나비아나 북미 같은 추운 지역에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로그하우스의 대표적인 특징인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습도 조절에 탁월하다'는 장점은 교목조의 특징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앞서 예로 든 교목조에서는 목재를 삼각기둥 형태로 가공하는데, 이는 실내 벽면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고안된 독특한 형태입니다.
또한 일본 사찰 하면 풍부한 목재를 사용해 나무 본연의 색을 살린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이 시기에는 당나라에서 전해진 화려한 색채가 적극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일본 고유의 개성이 담긴 건축 양식이 완성되어 가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조금 뒤의 일입니다. 아스카 시대와 마찬가지로 나라 시대의 많은 건축물은 당나라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궁궐에서 사용된 '어떤 물건'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