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역사

사실 가고(駕籠)가 하야우마(早馬)보다 빨랐다!? 에도 시대 이동 수단의 숨겨진 진실

에도 시대의 이동 수단은 자기 두 발로 걷거나, 가고(駕籠)를 타거나, 말을 타는 세 가지가 대표적이었습니다.

이 중 무엇이 가장 빠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태우고 장거리를 이동한다는 조건으로 따져 보면, 말이 단순히 가고보다 빠른 이동 수단이라고 할 수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말보다 가고가 빨랐던 이유

충신장(忠臣蔵)의 무대가 된 사건에서 아사노 나가노리의 칼부림 소식을 보고하기 위해 파견된 메신저는 가고를 이용해 에도에서 아코(赤穂)까지 약 620km를 단 4일 반 만에 주파했다고 전해집니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108시간이며, 밤낮없이 달렸을 때의 평균 속도는 시속 약 6km입니다.

참고로 마라톤 선수의 평균 속도는 시속 약 20km, 경주마인 서러브레드의 최고 속도는 시속 60km를 넘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속 6km라는 수치만 보면 말이 가고보다 훨씬 빨라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왜 제목처럼 가고가 하야우마(早馬)보다 빨랐던 걸까요?

하야우마가 안았던 여러 제약

사실 하야우마의 경우 이동에 있어 여러 가지 제약이 따랐습니다.

에도 시대의 말은 서러브레드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당시의 말은 오늘날의 서러브레드처럼 다리가 긴 말이 아니었습니다. 에도 시대 일본의 재래종 말은 몸집이 작고 다리가 짧은 말로, 서러브레드처럼 빠르게 달릴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서러브레드조차 경마장 거리를 달리기 위해 단련된 말이므로, 100km 이상의 장거리를 달린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밤에는 말을 달릴 수 없었다

에도 시대의 하야우마는 역참과 역참 사이 약 20~30km 구간을 담당했습니다. 그 거리를 사람을 태우고 달렸기 때문에 속도는 시속 약 15km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가고보다는 빠르지 않을까 싶지만, 문제는 말이 밤낮으로 계속 달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밤의 어둠 때문입니다.

에도 시대의 밤길에는 당연히 가로등이 없었고, 달빛이 유일한 빛이었습니다.

가고라면 앞서 걷는 인부에게 등롱을 들게 해 빛을 확보할 수 있지만, 말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말은 완전한 어둠 속에서는 달릴 수 없기 때문에, 말을 쓸 수 있는 시간은 밝은 낮뿐이었습니다.

말을 타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타고 있는 사람 쪽의 문제입니다.

가고를 메는 인부와 말은 역참마다 교체할 수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 자체를 교체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가고 안에서는 이동 중에도 낮잠을 자거나 식사를 할 수 있지만, 말 위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말을 계속 타고 있으면 타고 있는 동안 상당한 충격이 몸에 전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고에 타고 있을 때보다 체력이 훨씬 많이 소모됩니다.

역참 마을의 가고야 릴레이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하야우마를 이용한 하루 이동 시간은 많아야 10시간 정도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반면 가고는 등롱의 빛을 이용해 밤에도 어느 정도 무리해서 달릴 수 있었습니다.

이 시대의 역참 마을 주변에는 가고 인부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어 역참마다 릴레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하야우마에 쓰일 말은 각 역참 마을에 반드시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말을 구하지 못해 역참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장거리 이동 수단이라는 관점에서는 하야우마가 하야가고(早駕籠)보다 빠르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만약 같은 사람이 끝까지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역참마다 말과 기승자가 모두 교체된다면, 오히려 하야우마가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덧붙여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면 되는 경우라면, 비각(飛脚)을 이용해 에도~오사카 간 약 570km를 단 이틀 만에 이동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다만 그 비용은 현재 가치로 최대 140만 엔에 달했다고 하니, 결코 값싼 이동 수단은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