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토 왕권은 고훈 시대에 유력 호족들의 연합으로 성립한 정치 세력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야마토 정권, 야마토 조정이라는 비슷한 용어까지 더해지면서, 서로 어떻게 다른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야마토 왕권, 야마토 정권, 야마토 조정은 모두 '야마토'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실제로는 조금씩 다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가지 '야마토' 용어의 차이를 알기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왕권·조정·정권의 기본 의미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왕권', '조정', '정권'이라는 단어 자체의 뜻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 왕권 = 임금이 다스리는 권력
- 조정 = 천황(임금)이 국정을 맡아 처리하는 곳
- 정권 = 정치를 구성하고 수행하는 권력
이 세 가지 기본 의미만 제대로 잡아두면, 각 용어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훨씬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야마토 왕권·야마토 정권·야마토 조정의 차이
세 용어를 가장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권력의 범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 야마토 왕권 … 야마토의 왕(대왕)이 가진 권력의 범위
- 야마토 정권 … 야마토 정부가 가진 권력의 범위
- 야마토 조정 … 야마토 지역에서 천황이 정치를 행하는 장소
이렇게 보면 야마토 왕권과 야마토 정권은 사실상 야마토 조정과 같은 것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굳이 세 가지 이름으로 나뉘게 된 이유는, 발굴된 사료와 연구 결과에 따라 기존 명칭이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야마토'와 '야마토' 표기의 차이
여러 자료를 조사해 보면 '야마토'라는 표기는 크게 세 가지 의미로 쓰입니다.
- 야마토① : 일본이라는 나라를 뜻하는 국호 '왜(倭)'의 총칭
- 야마토② : 당시 정치 중심지였던 오사카 부 주변 지역을 가리키는 명칭
- 야마토 : 율령제 아래의 야마토국(오늘날의 나라 현)
①의 경우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를 '야마토'라고 불렀습니다.
②는 당시 정치의 중심지였던 오사카 부 일대를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마지막 가타카나 표기인 '야마토'는 정치의 중심이었던 야마토 지방에 관청과 행정 중심지가 자리했기 때문에 이렇게 적는다고 합니다. 다만 시험에서는 반드시 '야마토 왕권'으로 답해야 하며, 다른 표기를 쓰면 오답 처리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야마토 정권이란?
야마토 정권은 야마토에 있던 정부, 즉 그 정부가 가진 권력의 범위를 가리킵니다.
야마토 정권은 4세기부터 7세기까지 야마토 지방에 존재했던 정부입니다.
영향력의 범위는 시대에 따라 변화했기 때문에 특정 시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야마토와 각지 호족들이 연합한 연합 정권의 형태였지만, 점차 권위를 넓혀 4세기경에는 서일본 대부분을 장악했고, 8세기 무렵에는 세력 범위가 동일본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이처럼 야마토 정권은 4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지방 호족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던 정치 세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야마토 조정이란?
'조정'이라고 하면 천황이 야마토에서 정치를 행하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8세기 무렵, 앞서 설명한 야마토 정권은 동일본과 서일본을 아우를 만큼 크게 성장해 있었습니다. 야마토 정권의 정치력은 막강했고, 그 광범위한 영역을 통치할 수 있는 힘을 자랑했습니다.
따라서 실제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구분하기 위해 '야마토 조정'이라는 별도의 명칭이 도입되었고, 오늘날에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1970년경까지 일본에서는 고훈 시대를 '야마토 시대'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 시대의 정부를 '야마토 조정'이라고 칭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발굴 조사에서 거대 고분들이 잇달아 발견되면서, 기존의 '야마토 시대'라는 명칭이 더 이상 적절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야마토 시대'는 다시 '고훈 시대'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당시 정권을 통칭하던 '야마토 조정'이라는 이름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조정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정치 체제를 가리키는 말인데, 아직 천황이 존재하지 않았던 고훈 시대에 '조정'이라 부르는 것은 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1980년 이후에는 '야마토 정권', 그리고 왕(오오키미)이 정치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야마토 왕권'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다만 야마토 조정이라는 용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고훈 시대 후반부터 아스카 시대에 걸쳐 천황이 정치의 중심이 된 집중적인 정치 체제를 가리킬 때는 여전히 '야마토 조정'이라는 명칭이 사용됩니다.
요컨대, 예전에는 고훈 시대 전체의 정치 체제를 가리키던 말이, 고훈 시대 후반 이후 천황 중심의 정치 체제만을 가리키도록 의미가 좁혀진 것입니다.
야마토 왕권이란?
야마토 왕권이란 야마토의 왕(대왕)이 가진 권력과 그 권력이 미치는 범위를 말합니다.
각지에 흩어져 있던 여러 세력을 하나로 규합하여 '야마토'라는 하나의 나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왕권입니다.
고사기(古事記)와 일본서기(日本書紀) 등에는 '와카타케루(稚武刀)'라는 대왕이 존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구마모토 현의 에타후나야마 고분(江田船山古墳)에서 출토된 유물을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이를 통해 야마토 왕권이 상당히 넓은 지역을 통치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고훈 시대의 정부를 부를 때는 '야마토 왕권'이라 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고훈 시대의 정치 체제가 조정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는 역사학계의 견해가 있었기 때문에, 당시 정부를 '야마토 왕권'으로 서술하게 된 것입니다.
정리: 세 용어의 관계와 올바른 사용법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야마토 왕권, 야마토 정권, 야마토 조정은 일반적으로 같은 것을 가리키며, 가타카나 표기의 차이는 모호함을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명칭이 여러 개로 나뉜 것은 발굴을 통해 밝혀진 사료들 때문에 기존 명칭이 어색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야마토 왕권이 가장 널리 쓰이는 표현이며, 성덕 태자(쇼토쿠 태자)가 등장하면서 천황을 중심으로 한 중앙 정부가 확립된 시기의 정부를 가리킬 때 사용됩니다.
야마토 정권과 야마토 왕권은 사실상 동의어로 볼 수 있지만, 대왕의 권력을 강조할 때는 '왕권'을, 정부 전체를 언급할 때는 '정권'을 사용하면 이해하기 훨씬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