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 시간에 배운 패총(貝塚). 조몬 시대 사람들이 조개를 먹고 남긴 껍데기를 쓰레기로 버려 오랜 세월 쌓인 것이라 배웠지만, 사실 조개껍데기를 가공해 소금을 만들었던 제염 공장이라는 설도 제기되어 왔습니다.
일본에서는 약 2500곳의 패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중 약 4분의 1이 도쿄만 동안(東岸) 치바현 인근에 집중되어 있어, 세계 최대 규모의 패총 밀집 지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센다이만, 오사카만처럼 갯벌이 발달한 곳에서도 자주 발견됩니다.
당연히 패총은 일본뿐 아니라 중국, 한반도, 러시아 연해주 등 동아시아 연안 지역에도 널리 분포하며, 세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캐나다 북서 해안, 미국 대서양 연안, 덴마크를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도 패총이 발견되었습니다.
패총 연구에서 알게 된 것들
패총에 대한 학술적 연구는 19세기 덴마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연적으로 쌓인 것으로 여겨졌지만, 조개껍데기 외에도 동물 뼈, 석기, 토기 등이 발견되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조개껍데기만으로 이루어진 패총도 있지만, 다른 유물이 함께 출토된 패총에서는 음식 찌꺼기, 깨진 토기와 석기, 불에 탄 흙과 재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처음 이루어진 연구는 1877년 미국의 동물학자 에드워드 S. 모스가 발견한 도쿄도 오타구의 오모리 패총입니다. 이곳에서는 조개껍데기, 토기, 토우, 석부, 석검, 사슴과 고래의 뼈 파편, 인골 파편 등이 출토되어, 당시에는 패총이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라고 여겨졌습니다.
비록 당시에는 쓰레기더미로 취급되었지만, 문자와 같은 역사 기록이 남아 있지 않던 시대를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귀중한 자료입니다. 오모리 패총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모두 1975년 국가 지정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패총에서 본 조몬 시대의 생활상
일본 열도는 산성 토양이 많아 흙속의 뼈와 같은 유기물이 녹아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나 패총에서는 대량의 조개껍데기에 포함된 풍부한 탄산칼슘이 토양을 알칼리성으로 유지해 줍니다. 덕분에 패총에서 발견되는 동물의 사체와 골격은 잘 보존되어 있으며, 패총은 동물고고학적 관점에서도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받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패총은 치바현의 니시노조 패총과 가나가와현의 나츠시마 패총입니다. 출토된 토기를 근거로 기원전 7500년경, 즉 조몬 시대 초기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무렵의 일본 열도는 한랭화와 하코네산·후지산의 화산 폭발로 인해 견과류와 동물 등 식량 부족이 만성화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몬 시대 사람들은 한랭화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해산물 중심의 식생활에 주목했고, 이것이 패총이 만들어진 배경으로 생각됩니다.
같은 조몬 시대 말기 아이치현의 요시고 패총에서 발견된 조개들은 먹기 좋은 큰 개체가 많았으며, 당시 사람들도 자원이 고갈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어획 활동을 했다고 추측됩니다.
패총은 정말 쓰레기장이었을까?
일본 전역의 패총에서는 조개껍데기 외에도 장신구로 사용하기 위해 구멍을 뚫은 뼈나, 애완동물로 여겨지는 동물의 뼈, 인골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패총은 단순한 쓰레기 버리는 장소라는 개념보다는, 역할을 다한 모든 것을 모셔 두는 묘지와 비슷한 성격을 지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람, 반려동물, 음식은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임을 생각해 볼 때, 패총은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이 아니라 조몬인의 다정함에서 우러나오는 신성함까지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