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역사

마츠오 바쇼와 핫토리 한조는 사실 동일인물?! 하이쿠 시인과 전설의 닌자를 잇는 기묘한 연관성

『오쿠노 호소미치(奥の細道)』로 유명한 하이쿠 시인 마츠오 바쇼(松尾芭蕉), 그리고 일본이 자랑하는 닌자의 대명사 핫토리 한조(服部半蔵). 과연 이 두 사람이 실제로 동일 인물이라는 설이 존재합니다.

닌자가 하이쿠를 읊는다니, 상상만 해도 기묘한 그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인물의 삶을 간략히 짚어보고, '바쇼 = 닌자설'의 근거를 알기 쉽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마츠오 바쇼 간단 프로필

마츠오 바쇼와 핫토리 한조는 사실 동일인물?! 하이쿠 시인과 전설의 닌자를 잇는 기묘한 연관성

생몰년: 1644년~1694년 (에도 막부 개막은 1603년)
이가국(伊賀國, 현 미에현 이가시) 출생입니다. 이가라고 하면 역시 닌자의 고장. 벌써부터 수상하지 않으신가요?

13세 무렵 아버지를 여의고, 농사를 지으며 생활이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이가국의 무사 가문에 출사했지만, 그때 맡은 직무는 요리 담당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형제들과 함께 하이쿠의 길에 들어섭니다.

28세 무렵 이미 선집(撰集)에 많은 구(句)를 남겼습니다. 선집이란 여러 사람의 작품 중에서 뽑아 엮은 책을 말합니다.
29세 무렵 첫 하이쿠집을 펴냈습니다.
31세 무렵 에도로 상경했습니다.
37세 무렵 제자들이 집 마당에 파초(芭蕉) 나무를 심어 주었는데, 이것이 길상의 징조로 여겨져 이름을 '바쇼'로 바꾸게 됩니다. 본명은 마츠오 무네후사(宗房)입니다.

39세 무렵 에도에 큰 화재가 발생하여 집을 잃었습니다. 이즈음부터 작품에 '카사(笠)'라는 소재가 두드러지게 등장하고, 직접 카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비바람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가장 작은 집'이라는 생각에서, 스스로를 여행 속에 두려는 의욕이 더욱 강해졌다고 전해집니다.

40세 무렵 에도에서 요시노(나라현)와 오와리(아이치현)까지 약 1년에 걸친 『노자라시 기코(野ざらし紀行)』의 여행에 나섭니다. 에도로 돌아온 후에는 누구나 아는 그 개구리의 구를 읊습니다.

“古池や蛙飛び込む水の音”(오래된 연못에 개구리 튀어드는 물소리)

43세 무렵 교토와 오사카 방면으로 여행했습니다.
46세 무렵 도호쿠 지방을 순회하는 『오쿠노 호소미치』의 여행에 나섭니다. 또 다른 명구들을 남겼습니다.

“夏草や兵どもが夢の跡”(여름풀에 무사들의 꿈의 자취) — 이와테현
“閑さや岩にしみ入る蝉の声”(고요함에 바위에 스미는 매미 소리) — 야마가타현

51세 무렵 오사카에서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핫토리 한조 간단 프로필

마츠오 바쇼와 핫토리 한조는 사실 동일인물?! 하이쿠 시인과 전설의 닌자를 잇는 기묘한 연관성

핫토리 한조라는 이름은 특정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핫토리 가문 역대 당주가 물려받아 쓰던 이름입니다. 메이지 초년까지 무려 12대째의 핫토리 한조가 존재했다고 합니다.

최초의 닌자였던 것은 초대 한뿐이며, 우리가 흔히 아는 유명한 핫토리 한조는 2대입니다. 더구나 2대 한조는 갑옷과 투구를 갖춘, 즉 닌자가 아니라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섬긴 완전한 무사였습니다.

혼노지의 변으로 오다 노부나가가 최후를 맞은 뒤, 이에야스는 오사카에서 자신의 거점(아이치현)까지 험한 산길을 넘는 '신군 이가 고에(神君伊賀越え)'라 불리는 위험한 탈출 행군을 감행했습니다. 이를 무사히 안내한 사람이 바로 2대 한조였습니다.

그런데, 닌자란 무엇인가?

마츠오 바쇼와 핫토리 한조는 사실 동일인물?! 하이쿠 시인과 전설의 닌자를 잇는 기묘한 연관성

흔히 상상하는 밀정·암살 같은 비밀 임무를 수행하던 검은 옷의 사람들, 어둠 속에 숨어 활동하는 자들. 결국 스파이입니다.

닌자와 닌술의 기원은 헤이안 시대 무렵, 약 1100년 전후로 추정됩니다.

닌자의 전신인 밀정의 역사는 성덕태자가 살던 아스카 시대, 즉 600년대부터 존재했다고 전해집니다. 발상지에 대해서는 일본 설, 인도 설, 중국 설 등 여러 학설이 있습니다.

전국에 약 50여 개의 닌술 유파가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코가(甲賀)와 이가(伊賀)의 닌자 집단이 유명합니다. 핫토리 한조는 이가 닌자입니다.

전국시대에는 어떤 무장이라도 닌자의 도움 없이는 군을 움직이기 어려웠다고 여겨집니다. 무장에게 전속으로 고용된 닌자가 있는가 하면, 전투 전에 닌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마치 닌자 파견 서비스와 같은 형태였습니다.

드디어 본론! 마츠오 바쇼는 핫토리 한조인가?

① 도호쿠 지방을 돈 『오쿠노 호소미치』의 초인적인 체력

약 150일 동안 약 2,400km를 걸었습니다. 하루 평균 48km입니다. 당시 나이 46세. 게다가 그 시절에는 50세까지 살면 장수로 치던 시대였습니다. 과연 일반 문인의 체력일까요?

② 엄격한 교통 규제의 관소를 수월하게 통과

당시 일본에서는 번(현재의 현에 해당)을 넘는 것이 국경을 넘는 것만큼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도쿠가와 가문 닌자의 우두머리인 한조라면 관소 통과는 문제없었을 것입니다.

③ 출신지가 같은 이가국

근거로서는 확실하지만, 너무나 딱 떨어져서 오히려 의심스럽지 않나요?

④ 『오쿠노 호소미치』의 여행은 센다이 번 내부 조사였을까?

여행을 떠나기 전 바쇼는 마츠시마의 절경을 칭송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마츠시마에 도착하자 한 구도 남기지 않고 지나쳤습니다.

대신 센다이 번의 군사 요새라 불리는 주이간지(瑞巖寺)와 이시노마키 항을 집요하게 관찰했습니다. 분명 조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참고로 “松しまや 松しまや 松しまや”(마츠시마야 마츠시마야 마츠시마야)는 바쇼의 구가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⑤ 동요 '카고메 카고메'를 전국에 퍼뜨린 여행?

유명한 동요 '카고메 카고메(かごめかごめ)'는 도쿠가와의 비축 재산 매장지를 가리키는 암호라는 설이 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보물의 위치를 전국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을까요?

정리

사실 가장 유명한 2대 핫토리 한조는 1596년에 사망했습니다. 바쇼가 태어나기 약 50년 전의 일입니다. 두 사람 모두 생몰이 확실하게 기록되어 있으므로, 단순히 계산해도 동일 인물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2대 이후의 한조일 가능성은 열려 있고, 한조가 아니더라도 당시 닌자는 얼마든지 존재했으므로 '바쇼가 닌자였다'는 가능성 자체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닌자도 하이쿠도 일본이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이자 '보물'입니다. 역시 “마츠오 바쇼 = 닌자설”에는 무언가 로망이 느껴지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