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 현금운반법(Cash-and-Carry)은 일본의 진주만 공격에 대응해 제정된 정책이 아닙니다. 이 법은 그로부터 수년 전인 1930년대에 이미 시행되었으며, 미국이 해외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일련의 중립법(Neutrality Acts)의 일부였습니다.
현금운반법의 주요 내용
현금운반법의 핵심은 미국에서 물품을 구매하려는 외국이 반드시 현금으로 대금을 지불하고, 구매한 물품을 자국 선박으로 직접 실어 나르는 조건이었습니다. 이러한 규정은 전쟁 중인 교전국들이 미국에서 물자를 조달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동시에 미국 상선과 상인이 교전국의 공격에 휘말릴 위험을 줄여 중립국 지위를 지키려는 취지였습니다.
중립법 제정의 배경
미국 의회는 제1차 세계대전 참전 경험을 되돌아보며, 유럽에서 또다시 대규모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미국이 자동으로 끌려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따라 1935년 첫 번째 중립법이 통과되었고, 이후 몇 차례의 수정을 거치며 무기 금수 조치, 여행 제한, 현금운반 방식 등이 단계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특히 1937년 중립법에서 현금운반 조항이 명문화되어, 교전국은 현금 지불과 자국 선박 운송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만 미국산 물자를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주만 공격과의 관계
정리하면, 현금운반법은 진주만 공격(1941년 12월)보다 앞서 시행된 정책으로, 오히려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지 않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제도는 1941년 3월, 영국 등 우방국에 물자를 빌려줄 수 있게 만든 무기대여법(Lend-Lease Act)으로 사실상 대체되었으며, 진주만 공격 이후 미국이 공식적으로 참전하면서 중립법 체제 자체도 그 의미를 잃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