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의 역사

포트 모세(Fort Mose): 도망친 노예들이 찾은 해방의 성역, 미국 최초의 자유 흑인 정착지

세인트어거스틴(플로리다)은 현재 미국 본토에서 가장 오래된 유럽인 정착지입니다. 페드로 메넨데스 데 아빌레스(Pedro Menéndez de Avilés)가 1565년 8월 28일에 설립했는데, 식민 개척이나 경제적 목적이 아니라 순수한 군사적 이유에서였습니다. 스페인은 해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군대를 파견한 것입니다. 1568년에는 영국 왕관을 섬기던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습격해 정착지의 대부분을 파괴했지만, 스페인인들을 추방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해적 공격은 규모와 관계없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었지만,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습니다.

1687년, 흑인 노예 11명(남성 8명, 여성 2명, 어린이 1명)이 영국 식민지에서 도망쳐 산아구스틴에 도착했습니다. 그들은 스페인 당국에 망명을 요청했고, 세례를 받고 카스티요 데 산 마르코스 건설에 협력하는 조건으로 망명을 허가받았으며, 노동에 대한 보상까지 받았습니다. 이 소식은 노예들 사이에 빠르게 퍼졌고,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도망쳐 이 자유의 성소에 도달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1693년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2세가 "플로리다에 도착한 모든 도망 노예가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민병대에서 스페인 왕실을 위해 4년간 복무하면 해방시켜 주겠다"고 포고한 것이었습니다. 1738년, 바스크 출신 플로리다 총독 마누엘 데 몬티아노(Manuel de Montiano)는 산아구스틴에서 약 3km 떨진 곳에 '그라시아 레알 데 산타 테레사 데 모세(Gracia Real de Santa Teresa de Mosé)', 즉 포트 모세라 불리는 정착지를 설립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곳은 현재 미국 영토 내 최초의 자유 흑인 합법 정착지가 되었습니다.

포트 모세(Fort Mose): 도망친 노예들이 찾은 해방의 성역, 미국 최초의 자유 흑인 정착지

포트 모세는 주변을 벽으로 보호받는 교회를 중심으로 막사 20채와 농장들이 들어선 마을이었습니다. 약 100명의 인구는 아프리카에서 자유롭게 태어나 노예로 끌려왔다가 영국 식민지에서 탈출한 남성들과 그들의 아내, 도망 노예들, 그리고 자유민으로 태어난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산아구스틴으로부터 상당한 자치권을 누리던 이 요새를 이끈 것은 프란시스코 메넨데스(Francisco Menéndez)라는 세례명을 가진 아프리카인이었습니다. 해방된 노예들은 민병대에서 4년간 복무해야 했기 때문에, 포트 모세는 자연스럽게 북쪽 국경을 지키는 세인트어거스틴의 방어 거점이 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영국군의 공격을 무난히 격퇴한 후, 1740년 제임스 오글소프(James Oglethorpe) 장군이 대규모 군대로 요새를 공격했습니다. 수적으로 크게 열세였던 프란시스코 메넨데스와 그의 부하들은 요새를 버리고 세인트어거스틴으로 피신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영국군은 포트 모세를 점령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스페인군의 지원을 받은 민병대가 며칠 만에 요새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포트 모세(Fort Mose): 도망친 노예들이 찾은 해방의 성역, 미국 최초의 자유 흑인 정착지

그 후 20년 넘게 도망 노예들이 계속 도착했고, 영국의 새로운 침입도 모두 격퇴되었습니다. 그러나 1763년, 모든 것이 끝나버립니다. 7년 전쟁 이후 체결된 파리 조약에서 스페인은 플로리다를 영국에 양도했고, 그 대가로 훗날 1800년에 다시 잃게 될 프랑스령 루이지애나를 받았습니다. 포트 모세와 산아구스틴은 버려졌고, 대부분의 자유 흑인들과 스페인 사람들은 쿠바 섬으로 떠나 정착했습니다. 이후 펜사콜라 전투에서 영국군을 격파한 끝에 1783년 플로리다는 다시 스페인령으로 회복되었고, 민병대원들과 스페인 사람들이 돌아왔습니다. 일부는 20년 전 쿠바 망명지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고향 땅을 밟게 된 자녀들과 함께였습니다. 하지만 플로리다가 공식적으로 스페인의 손에 돌아왔음에도, 누구도 포트 모세의 폐허로 돌아가 재건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1821년, 스페인은 플로리다를 500만 달러에 미국에 매각했습니다.

1994년, 플로리다 주는 이 자유의 요새 부지(약 23에이커)를 매입하여 포트 모세 역사 주립공원(Fort Mose Historic State Park)으로 지정했습니다.

포트 모세(Fort Mose): 도망친 노예들이 찾은 해방의 성역, 미국 최초의 자유 흑인 정착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