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의 역사

미국 제21대 대통령 체스터 A. 아서, 가필드 암살 뒤 대통령이 된 남자

미국 대통령은 언제나 책임이 무거운 자리이며,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직책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 역사에서 여러 대통령이 암살당했는데, 제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의 암살 이후 부통령에서 대통령직을 승계한 인물이 바로 제21대 대통령 체스터 앨런 아서(Chester Alan Arthur)다.

대통령이 되기 전의 체스터 아서

체스터의 아버지 윌리엄 아서는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였으며, 어머니는 독립전쟁 시기에 활동한 스톤 가문의 혈통을 이었고 원주민 혈통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스터 본인은 버몬트주에서 태어났지만, 훗날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의 출생과 경력은 끊임없는 의심의 대상이 되었다.

아버지 윌리엄이 캐나다에 농장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점 때문에, 체스터가 실제로는 캐나다에서 태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 자격 요건 중 하나로 '미국 태생'을 명시하고 있는데, 만약 체스터가 캐나다 출신이라면 이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게 되는 것이다.

정적들이 그의 배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체스터가 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는 주장까지 나왔으나, 이 역시 근거 없는 추측으로 일축되었다.

이러한 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아버지 윌리엄이 미국으로 이민을 온 뒤 실제로 귀화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의 공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훗날 언론인 알렉산더 매클루어(Alexander McClure)는 체스터에 대해 "대통령이 되기 전만큼 회의적인 시선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고 평할 정도였다. 즉, 체스터가 취임할 무렵에는 이러한 의심의 분위기가 만연해 있었다는 것이다.

체스터는 1845년 뉴욕주의 명문 유니언 칼리지(Union College)에 진학해 학업을 마친 뒤 법률을 공부했고, 뉴욕에서 로펌을 열어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공화당 정치에 참여해 두각을 나타낸 그는 1880년 제임스 가필드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에 지명되어 당선되었고, 1881년 가필드가 암살되자 제21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제21대 미국 대통령으로서

미국 제21대 대통령 체스터 A. 아서, 가필드 암살 뒤 대통령이 된 남자

체스터 아서 행정부의 가장 큰 업적은 단연 펜들턴법(Pendleton Civil Service Reform Act)의 제정이다. 이는 앤드류 잭슨 시대부터 이어져 온 '엽관제(spoils system)', 즉 선거 공헌에 대한 보상으로 관직을 나눠주던 관행을 개혁한 것으로, 가필드 대통령 암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이루어진 부분적인 관료제 개편이었다. 펜들턴법에 따라 연방 공무원은 정치 성향, 인종, 종교 등과 무관하게 주 인구 비례에 따라 마련된 시험을 통해 자격을 갖춘 자를 선발하게 되었다.

또한 모르몬교의 일부다처제를 금지하고 일부일처제를 강제한 에드먼즈법(Edmunds Act) 통과 등 다른 입법 성과도 남겼다.

한편 대통령으로서의 체스터는 사치스러운 면모도 있었다. 백악관을 화려하게 리모델링하고 거의 매일 밤 연회를 여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1885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체스터는 이듬해인 1886년 세상을 떠났다. 향년 57세였다. 재임 기간은 짧았지만, 오늘날 그는 공무원 제도 개혁이라는 의미 있는 유산을 남긴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