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에 걸친 미국 달러 가치의 변천사
미국 달러는 탄생한 지 200년 가까이 금과 은이라는 실물 자산에 연동된 화폐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달러 1장이 나타내는 금속의 양은 계속 줄어들었고, 마침내 1970년대에 완전히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래에서 연도별로 그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1776년 — 스페인 은화에서 출발하다
미국 독립 직후에는 자국 화폐가 제대로 유통되지 않아, 당시 아메리카 대륙에서 널리 쓰이던 스페인산 은화(Spanish Milled Dollar)가 사실상의 기준 통화였습니다.
* 스페인 밀드 달러 1개 = 미국 달러 1달러
1792년 — 주조법(Coinage Act of 1792) 제정
1792년 미국 최초의 화폐법인 주조법이 통과되면서 달러의 가치가 은으로 공식 정의되었습니다.
* 미국 달러 1달러 = 순은 1,600그레인
1834년 — 금본위제의 도입
1834년의 화폐 개정으로 달러는 은이 아닌 금을 기준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금 1트로이 온스를 약 20.67달러로 평가한 것입니다.
* 미국 달러 1달러 = 순금 약 23.22그레인(은화와의 교환 비율도 함께 조정)
1879년 — 화폐 지급 재개
남북전쟁 중 중단되었던 금·은 화폐의 무제한 지급이 1875년 「지급재개법(Specie Payment Resumption Act)」에 따라 1879년부터 재개되었습니다. 이로써 달러는 다시 일정량의 금과 언제든 교환될 수 있는 화폐가 되었습니다.
* 미국 달러 1달러 = 순금 23.22그레인
1934년 — 금준비법(Gold Reserve Act of 1934)
대공황의 충격 속에서 프랭클린 D. 루즈벨트 행정부는 금준비법을 통해 금 1온스의 공정 가격을 20.67달러에서 35달러로 인상했습니다. 그 결과 달러의 금 함량은 크게 하락했습니다.
* 미국 달러 1달러 = 순금 13.714그레인
1971년 —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달러의 금 태환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소위 '닉슨 쇼크'를 단행하면서, 전후 국제 통화 질서였던 브레튼우즈 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 미국 달러 1달러 = 금 뒷받침 없음
1973년 — 완전한 신용화폐로
1973년 이후 달러는 명목상으로도 금이나 은과의 연계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 미국 달러 1달러 = 순금 0그램, 순은 0그램
결론: 금속에서 신뢰로
1776년 스페인 은화 한 닢과 맞먹던 달러는 1973년 이후 오롯이 정부의 신용과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 위에 세워진 화폐가 되었습니다. 200년에 걸친 이러한 변화는 현대 모든 기축통화가 걸어온 길이기도 하며, 오늘날 화폐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더 이상 금속의 무게가 아니라 경제적 신뢰임을 잘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