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의 역사

노예제 폐지를 앞장선 미국의 주들, 최초는 어디였을까?

노예제 폐지를 앞장선 미국의 주들

미국 역사에서 노예제는 남북을 가르는 최대의 갈등 요소였습니다. 독립혁명 시기부터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선언과 모순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북부 주들을 중심으로 노예제 폐지 운동이 본격화되었습니다. 다만 주마다 폐지의 방식은 달랐습니다. 어떤 곳은 헌법과 법원 판결로 즉각 폐지를 선언한 반면, 어떤 곳은 수십 년에 걸쳐 자유를 부여하는 '점진적 해방법'을 채택했습니다.

폐지 운동의 선구자, 뉴잉글랜드 5개 주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버몬트,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로 이루어진 뉴잉글랜드 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노예제에 반대하고 폐지 운동을 주도한 지역입니다.

  • 버몬트(1777) – 연방 가입 이전인 1777년, 독립 공화국의 헌법에 노예제 금지를 명시하며 사실상 가장 먼저 노예제를 거부했습니다.
  • 매사추세츠(1783) – 주 헌법의 자유·평등 조항을 근거로 한 사법 판결을 통해 노예제를 폐지한 최초의 '주'가 되었습니다.
  • 뉴햄프셔(1784) – 헌법 제정 과정에서 노예제를 사실상 폐지했습니다.
  • 코네티컷(1784) – 점진적 해방 입법으로 노예제 종식에 나섰습니다.
  • 로드아일랜드(1784) – 같은 해 점진적 해방법을 도입해 폐지의 길을 열었습니다.

점진적 해방법을 선택한 주들

즉각적인 완전 폐지 대신, 노예의 자녀 세대부터 단계적으로 자유를 부여하는 '점진적 해방(gradual emancipation)' 방식을 택한 주들도 있었습니다.

  • 펜실베이니아(1780) – 미국 최초의 점진적 폐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후 태어나는 노예의 자녀는 28세에 자유민 신분을 얻게 되었습니다.
  • 뉴욕(1799) – 1799년 7월 4일 이후 태어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남아는 28세, 여아는 25세에 해방되도록 했습니다.
  • 뉴저지(1804) – 이후 태어나는 아이들이 성년에 이르면 해방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으며, 북부에서 노예제 잔재가 가장 오래 남았던 주로 꼽힙니다.

자유주로 연방에 가입한 주들

19세기 서부 확장 시대에는 새로 가입하는 주가 노예주가 될지 자유주가 될지가 연방 정치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이 시기 북부와 서부에서 연방에 들어온 주들은 대부분 건주 당시부터 노예제를 금지하는 자유주로 출발했습니다.

  • 오하이오(1803)
  • 인디애나(1816)
  • 일리노이(1818)
  • 미시간(1837)
  • 아이오와(1846)
  • 위스콘신(1848)
  • 캘리포니아(1850) – 1850년 타협의 일환으로 자유주로 가입했습니다.
  • 미네소타(1858)
  • 오리건(1859)
  • 캔자스(1861)

남북전쟁이 끝나고 1865년 수정헌법 제13조가 채택되면서 노예제는 전국적으로 불법화되었습니다. 이후 연방에 가입한 주들은 모두 자유주였습니다.

  • 웨스트버지니아(1863) – 노예주 버지니아에서 분리되어 자유주로 가입했습니다.
  • 네바다(1864)
  • 네브래스카(1867)
  • 워싱턴 · 몬태나 · 노스다코타 · 사우스다코타(1889)
  • 아이다호 · 와이오밍(1890)
  • 유타(1896)
  • 알래스카 · 하와이(1959) – 마지막으로 가입한 두 주 역시 자유주였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노예제 폐지는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뉴잉글랜드의 선구적 입법에서 시작해 점진적 해방법과 자유주의 확대를 거쳐 남북전쟁과 수정헌법 제13조에 이르기까지 약 90년에 걸친 긴 여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