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시아 여행자들이 북미 대륙에 도달한 경로는 오랫동안 인류학과 고고학의 큰 관심사였습니다. 오늘날 아시아와 북미 사이에는 연결되는 육지가 전혀 없고, 베링 해협은 폭이 약 80km에 달해 헤엄쳐 건너는 것은 물론 원시적인 방법으로도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거리입니다. 그렇다면 선사 시대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딛었을까요?
빙하가 만든 다리, 베링기아
답은 약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지구 상당 부분이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뒤덮여 있었고, 바닷물이 얼음으로 빠져나가면서 전 세계 해수면이 현재보다 약 100~120m나 낮아졌습니다.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오늘날 베링 해협 바닥에 잠겨 있던 광활한 땅이 드러났습니다. 이 땅을 '베링기아(Beringia)'라고 부르며, 폭이 최대 1,600km에 달하는 거대한 자연의 육교였습니다. 시베리아와 알래스카가 육지로 이어지면서 매머드 같은 대형 동물들과 그들을 쫓는 사냥꾼들이 걸어서 두 대륙을 오갈 수 있었습니다.
얼음이 녹으면서 닫힌 길
그러나 이 육교는 영원하지 않았습니다. 빙하기가 끝나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얼음이 녹고 해수면이 다시 올라가, 약 1만~1만 1천 년 전 무렵 베링기아는 완전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아시아와 북미 사이에는 어떠한 육교도 존재하지 않으며, 폭 약 80~85km의 베링 해협만이 두 대륙을 가르고 있습니다. 이 거리는 인간이 헤엄쳐 건널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넘어서는 것입니다.
배를 활용한 해안 이동 가능성
일부 학자들은 베링 육교 외에도 태평양 연안을 따라 원시적인 카누나 뗏목을 이용해 남쪽으로 이동하는 '해안 이동 가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배가 사용된 셈이지만, 망망대해를 횡단하는 항해가 아니라 육지가 보이는 연안을 따라 조금씩 전진하는 방식이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결론
정리하면, 고대 아시아인들은 배 없이도 북미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비결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자연이 일시적으로 만들어 준 육교, 즉 빙하기의 베링기아였습니다. 하지만 그 길은 이미 수천 년 전에 닫혔으며, 오늘날 베링 해협을 건너려면 반드시 배나 비행기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