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주의, 제2차 세계대전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었다
흔히 고립주의(isolationism)가 제2차 세계대전을 촉발했다고 이야기되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고립주의는 전쟁 발생에 기여한 배경 요인 중 하나였을 뿐,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습니다.
고립주의란 무엇이었나?
고립주의는 다른 나라의 분쟁이나 전쟁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외교·군사 정책을 말합니다. 특히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국내 여론에 따라 1930년대 일련의 중립법(Neutrality Acts)을 통과시켰고,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 가입도 거부했습니다.
그렇다면 전쟁의 직접적 원인은 무엇이었나?
- 베르사유 조약의 가혹한 처벌: 독일에 대한 과도한 배상금과 군축 요구는 분노와 복수심을 키웠습니다.
- 파시즘과 나치즘의 부상: 히틀러의 나치 정권은 팽창주의 노선을 본격화했습니다.
- 세계 대공황: 극심한 경제 위기는 극단적 정치 세력의 성장을 가속화했습니다.
- 침략적 확장주의: 일본의 만주·중국 침략,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 독일의 주변국 병합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 유화정책(appeasement)의 실패: 영국과 프랑스의 일련의 타협은 오히려 히틀러의 야욕을 자극했습니다.
고립주의는 어떻게 '기여'했나?
다만 고립주의가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강대국들이 국제 문제에서 물러나면서 국제연맹의 집단 안보 체제는 사실상 무력화되었고, 침략국들은 실효성 있는 제재 없이 손쉽게 실력 행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즉, 고립주의는 전쟁의 불씨가 커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일조했지만, 그 자체로 전쟁을 일으킨 방아쇠는 아니었다는 것이 통설입니다.
결론
제2차 세계대전은 베르사유 체제의 모순, 극단적 민족주의, 경제 위기, 침략주의, 유화정책의 실패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였습니다. 고립주의는 이 과정에서 침략을 방관하게 만든 간접적 배경으로 평가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