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역사에서 1822년 독립 이후, 국가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가 바로 '헌법'입니다.
헌법은 조(章)와 조문으로 구성되어 국가의 정치적·법적 관계를 규정하며, 시민과 국가의 권리와 의무를 명시하는 근본 대법입니다.
브라질 헌법의 날은 매년 3월 25일입니다. 이는 1824년 도무 페드루 1세(D. Pedro I)가 브라질 최초의 헌법에 서명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브라질 헌법의 역사와 특징
브라질은 총 8부의 헌법을 거쳐왔으며, 현재 시행 중인 헌법은 소위 '1988년 헌법'입니다.
다만 일부 학자들은 1969년 문서가 이전 헌법(1967년 헌법)을 헌법수정안 제1호/1969로 갱신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브라질의 헌법 수를 7부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브라질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각 헌법의 역사와 주요 특징을 간략히 정리합니다.
1. 1824년 헌법
1822년 도무 페드루 1세(1798~1834)가 독립을 선포한 후, 브라질은 독립 국가로서의 체제를 공고히 하는 중요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과정의 결실이 바로 1824년 3월 25일 페드루 1세가 하사한 1824년 헌법으로, 같은 해 발효되었습니다.
국가평의회가 작성한 이 문서는 '브라질 제국' 시기의 최초이자 유일한 헌법입니다. 그다음 헌법들은 모두 1889년 공화국 선포 이후에 제정되었기 때문입니다.
179개 조문으로 구성된 브라질 최초의 헌법은 무려 65년간 시행되며 브라질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헌법이 되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황제의 절대적 권력, 즉 입법·행정·사법 삼권 위에 군림하는 '조정권(Poder Moderador)'이었습니다.
또한 이 헌법은 자유 신분의 남성이자 재산 소유자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했으며, 피선거권은 소득 증명을 통한 고소득층으로 제한되었습니다. 사형제도 이 문서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 1891년 헌법
브라질의 두 번째 헌법이자 공화정 시대 최초의 헌법은 1891년 2월 24일, 공화국 선포 2년 후 데오도루 다 푼세카(1827~1892) 정부 시기에 제정되었습니다.
실증주의(포지티비즘)의 영향을 받은 이 헌법은 군주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공화정 형태, 즉 연방제 확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프랑스·영국 헌법을 본떴던 기존의 의원내각제·중앙집권 모델은 미국, 아르헨티나, 스위스 헌법을 참고한 대통령제·분권형 모델로 대체되었습니다.
그 결과 군주제의 상징인 '조정권'이 삭제되었고, 행정·입법·사법 각 권력의 권한이 명확히 구분되었습니다. 또한 이전 헌법에서 승인되었던 사형제도 폐지되었습니다.
선거권과 관련해서는 문맹자와 여성은 제외되었지만, 만 21세 이상의 식자 남성에게 선거권이 확대되었습니다(공개 투표 방식).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은 4년 임기로 선출되었으며, 재선은 불가능했습니다.
이 헌법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국가와 교회의 분리, 즉 정교분리 원칙의 채택입니다. 이로써 가톨릭은 더 이상 국교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3. 1934년 헌법
브라질의 세 번째 헌법이자 공화정 시대 두 번째 헌법은 1937년 에스타도 노부(Estado Novo) 체제가 시작되면서 폐지될 때까지, 브라질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동안 시행된 헌법입니다.
1934년 7월 16일 제툴리우 바르가스(1882~1954) 대통령 정부 시기에 제정되었으며, 주로 바이마르 공화국의 독일 헌법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헌법은 1930년 대통령 워싱턴 루이스를 축출하고 바르가스를 집권시킨 쿠데타 이후, 상파울루 지주들이 바르가스 정부에 반발하여 일으킨 1932년 입헌혁명 직후 등장했습니다.
1934년 헌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여성에게 선거권을 부여한 점입니다. 18세부터 투표가 의무이며 비밀투표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거지와 문맹자는 제외), 남성에게만 공개투표권을 준 이전 헌법의 특징을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 헌법은 사회·노동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최저임금, 8시간 근무제, 주휴제, 유급휴가를 확립하고, 아동 노동과 남녀 임금 차별을 금지했습니다. 이를 통해 선거법원과 함께 노동법원도 설립되었습니다.
4. 1937년 헌법
브라질의 네 번째 헌법이자 공화정 시대 세 번째 헌법 역시 제툴리우 바르가스 대통령이 서명했습니다. 1937년 헌법은 브라질 최초의 권위주의 헌법으로, 특정 정치 세력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1937년 11월 10일에 제정된 이 문서는 에스타도 노부 독재 체제의 토대가 된 '에스타도 노부 헌장'이었습니다.
의회를 해산한 바르가스는 '1937년 헌장'을 발표했는데, 이는 중앙집권적 문서로 대통령의 권위에 파시즘적·권위주의적 성격이 드러났습니다.
1937년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간접선거로 선출되며 임기는 6년이었습니다. 정당 활동은 억압되었고, 입법부와 사법부는 통합되어 권력의 상당 부분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손에 집중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정부 반대파의 체포와 추방이 가능해졌고, 언론의 자유가 제한되면서 검열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폴란드 헌법에서 영향을 받아 '폴란드 헌법'이라고도 불린 1937년 헌법에는 최초 헌법에서 제정되었다가 두 번째 헌법에서 폐지되었던 사형제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또한 노동자의 파업권도 금지되었습니다.
5. 1946년 헌법
1946년 9월 18일에 제정된 브라질의 다섯 번째 헌법이자 공화정 시대 네 번째 헌법은, 바르가스 정부 시절 전쟁부 장관을 지낸 군인 출신 대통령 에우리코 가스파르 두트라(1883~1974)가 서명했습니다.
이전 헌법에 의해 해산되었던 의회가 새롭게 선출된 가운데, 1946년 헌법은 1945년 군사 쿠데타로 바르가스가 축출된 지 1년 만에 제정되었습니다.
민주적 성격을 띤 이 새 헌법은 218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37년 헌법에서 삭제되었던 1934년 헌법의 내용들을 일부 회복하고자 했습니다.
이 문서는 입법·행정·사법 각 권력의 권한과 독립성을 회복하고, 검열과 사형제의 폐지, 파업권의 보장을 통해 시민의 권리와 개인의 자유를 강화했습니다.
대통령제를 유지하면서 대통령은 직접선거로 선출되었고, 임기는 5년으로 정해졌습니다.
6. 1967년 헌법
1964년 군사 쿠데타로 대통령 주앙 구아라트(1919~1976), 이른바 장구(Jango)가 축출된 후, 브라질의 여섯 번째 헌법이자 공화정 시대 다섯 번째 헌법이 1967년 1월 24일 군인 출신 대통령 움베르투 카스텔루 브랑쿠(1897~1967) 정부 시기에 공포되었습니다. 이로써 21년간(1964~1985) 지속될 브라질 군사정권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967년 헌장에 따르면 대통령은 간접선거로 선출되며 임기는 5년이었고, 권력은 행정부에 집중되었습니다.
사형제의 부활과 파업권 제한은 시민의 개인적 권리보다 정치·군사적 안보를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처럼 군부의 집권은 이전 1946년 헌법이 추구하던 민주적 가치를 종식시키는 새로운 헌법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군부가 제안한 기관법(AI)의 시행과 함께 권위주의와 권력 집중은 1967년 헌법의 가장 큰 특징이 되었습니다.
이 제도는 군부에 초헌법적 권한을 부여한 장치였는데, 총 17개의 기관법이 제정되었고 그중 가장 악명 높은 것은 단연 AI-5(제5호 기관법)였습니다.
1968년 12월 13일 공포된 AI-5는 국회 폐쇄로 이어졌으며, 군부의 최고 권위와 언론 검열의 상징으로 기록되었습니다.
7. 1969년 헌법
1969년 헌법은 엄밀히 말해 새로운 헌법이 아니라, 군인 출신 대통령 아르투르 다 코스타 이 실바(1899~1969) 정부 시기인 1969년 10월, 수정안 제1호를 통해 1967년 헌법의 내용을 개정한 것입니다.
이 문서는 행정부의 권력을 더욱 강화했으며, 기관법 중 AI-12는 군부 권력 강화를 상징하는 법이 되었습니다. AI-12는 병으로 쓰러진 현직 대통령 코스타 이 실바를 해임하고 군부를 정치 무대에 올리는 동시에, 부통령 페드루 알레이슈 같은 민간인의 승계를 차단했습니다.
동시에 언론법과 국가안전법의 시행은 사회적 이익보다 군부와 특정 정치 세력의 이익을 우선하는 흐름을 강화했습니다.
법과 질서에 대한 전복으로부터 국가 안전을 보장한다는 명분의 국가안전법과, 검열이라는 형태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언론법은 1969년 헌법 시행기의 두 가지 중요한 조치로, 브라질 군사정권의 공고화를 이끌었습니다.
8. 1988년 헌법
1985년 브라질 군사독재가 끝난 후 제정된 1988년 헌법, 이른바 '시민 헌법(Constituição Cidadã)'은 시민의 권리를 강화하고 각자의 권리와 의무, 개인의 자유를 보장했습니다.
1988년 10월 5일 조제 사르네이 정부 시기에 제정되어 현재까지 시행 중인 이 헌법은 군사정권 종식 이후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나라의 새로운 현실을 반영합니다.
주요 특징으로는 ▲언론 검열의 종식 ▲문맹자와 청소년의 선거권 보장 ▲주당 근무시간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단축 ▲FGTS(근로자 해고보장기금) 40% 배상수당 ▲실업보험 ▲급여 3분의 1을 추가 지급하는 유급휴가 ▲파업권 보장 ▲120일 산전후휴가 및 5일 배우자 출산휴가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