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항해자, 하나의 갈림길
대항해시대를 대표하는 두 명의 포르투갈 탐험가, 바르톨로메우 디아스(Bartolomeu Dias)와 바스쿠 다 가마(Vasco da Gama). 두 사람은 모두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의 희망봉(Cape of Good Hope)을 돌아 넘어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선택에서 두 사람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희망봉을 돌고 되돌아온 디아스
1488년, 바르톨로메우 디아스는 거센 폭풍 속에서도 아프리카 최남단을 돌아 넘어가는 데 성공하며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인도양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승무원들의 극심한 피로, 식량 부족, 그리고 미지의 바다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디아스는 더 이상 전진하지 않고 귀환을 결심했습니다. 결국 그는 위대한 발견을 이룬 뒤 포르투갈로 되돌아왔습니다.
인도까지 나아간 바스쿠 다 가마
반면 1497년 출항한 바스쿠 다 가마는 희망봉을 돌아 넘어선 뒤에도 항해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도양을 횡단하여 마침내 1498년 인도 서해안의 칼리컷(현 코지코드) 항구에 도달했습니다. 이 항해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무역로가 처음으로 열렸고, 포르투갈은 향신료 무역의 중심에 섰습니다.
핵심 차이는 '계속 전진했느냐'였다
두 항해자의 차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디아스는 희망봉을 돌고 되돌아왔지만, 다 가마는 희망봉을 돌아 인도까지 계속 나아갔습니다.
바로 이 한 걸음의 차이가 세계 역사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디아스가 연 길 위에서 다 가마가 멈추지 않았기에, 유럽의 향신료 무역 지도는 새롭게 그려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