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미국, 이민자와 외국인을 향한 강경 조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이민자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강경한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대표적인 네 가지 조치를 살펴보겠습니다.
1. 행정명령 9066호 — 일본계 미국인 강제 수용
1942년 2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9066호는 군이 특정 지역을 '군사 구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구역에서 누구든 배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그 결과 서부 해안에 거주하던 11만 명이 넘는 일본계 미국인이 시민권자든 아니든 구분 없이 집과 사업장에서 강제로 쫓겨났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수용소에 갇히는 처우를 받았습니다.
2. 1798년 외적법(Alien Enemy Act) — 교전국 국민 체포와 구금
1798년 프랑스와의 유사전쟁(준전쟁) 당시 제정된 외적법은 미국과 교전 상태에 있는 국가의 국민이나 신민, 즉 '적성 외국인'을 체포·구금·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이 법에 근거해 수천 명의 독일계, 이탈리아계, 일본계 이민자와 체류자들이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체포되어 구금되었습니다.
3. 1940년 스미스법(Smith Act) — 정부 전복 주장 금지
1940년 6월 통과된 스미스법은 무력이나 폭력으로 미국 정부를 전복하자고 주장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법은 미국 공산당원들은 물론, 전쟁에 반대하거나 반정부 성향의 견해를 표명한 각종 정치 활동가들을 기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4. 1940년 징병법(Selective Service Act) — 비시민권자에 대한 차별
1940년 9월 통과된 징병법은 18세부터 45세까지의 모든 남성 시민에게 군 복무 등록을 의무화했습니다. 그러나 비시민권자에게는 군 복무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으며, 일부는 '적성 외국인'으로 분류되어 방위 산업 관련 일자리에 종사할 기회마저 박탈당했습니다.
맺음말
이처럼 전시 상황 속에서 미국 정부는 안보를 이유로 이민자와 외국인의 권리를 크게 제한했습니다. 행정명령 9066호에 따른 일본계 미국인 강제 수용은 오늘날까지도 시민권과 인권 침해의 대표적 사례로 회자되며, 1988년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생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