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아메리카 원주민은 앉아서 생활하는 정착 생활 방식을 어떻게 거부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전제를 담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정착 생활에 저항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많은 부족들이 스스로 유목 생활을 벗어나 안정적인 정착 사회를 이루어 갔습니다.
농업이 만든 정착의 조건
유목에서 정착으로의 전환은 대개 농업의 발전과 함께 일어났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옥수수, 콩, 호박을 함께 재배하는 소위 '삼자매(Three Sisters)' 농법이 널리 퍼지면서 안정적인 식량 공급이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부족들은 계절마다 이동하는 삶 대신 한곳에 머무르며 마을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착 문명의 대표적인 사례들
북미 남서부의 푸에블로족(아나사지)은 절벽과 대지 위에 다층 구조의 돌집 마을을 건설하며 수백 년간 정착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미시시피 강 유역에서 번성한 미시시피 문화는 카호키아(Cahokia)와 같은 대규모 도시 중심지를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동부 삼림 지대의 체로키족과 이로쿼이 연방 역시 상설 마을과 농경 사회를 기반으로 정교한 정치 체계를 발전시켰습니다.
유목을 선택한 부족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대평원 지역의 라코타, 코만치처럼 19세기까지 들소 사냥 중심의 유목 생활을 유지한 부족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정착 생활에 대한 '거부'라기보다, 광활한 초원이라는 환경과 말의 도입 이후 형성된 효율적인 생계 전략이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평원 부족들은 여름철에는 마을에 머물며 옥수수 등을 재배하기도 했습니다.
결론
요컨대 아메리카 원주민은 정착 생활을 거부한 민족이 아니라, 환경과 생계 방식에 따라 유목과 정착을 유연하게 선택해 온 민족입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에서는 비교적 일찍 정착 문명을 이루었고, 초원 지대에서는 유목이 생존에 더 적합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