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개인적으로 원주민을 노예로 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항해 이후 스페인 왕실은 스페인이 지배하던 카리브해 섬들에서 원주민의 노예화를 공식적으로 허가했고, 여기서 비극적인 착취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엔코미엔다(Encomienda) 제도란 무엇인가?
스페인 왕실이 식민지 원주민의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엔코미엔다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스페인 정착민에게 토지와 함께 원주민의 노동력을 '위탁'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이 권한을 받은 사람들은 엔코미엔데로(encomendero)라고 불렸습니다. 명목상으로 그들은 관할 원주민들의 영적·물질적 복지를 보호하고 돌볼 의무가 있었으며, 그 대가로 원주민의 노동과 공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명분과 현실 사이: 만연한 학대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많은 엔코미엔데로들은 보호자라는 명분을 등에 업고 막중한 권력을 남용했으며, 원주민들을 강제 노동에 동원하고 가혹하게 학대했습니다. 그 결과 카리브해 지역의 원주민 인구는 짧은 기간 안에 급감하는 참사를 겪게 되었습니다.
제도의 폐지, 그러나 남겨진 유산
학대가 심각해지자 스페인 왕실은 1512년 부르고스 법령(Laws of Burgos)과 1542년 신법(New Laws) 등을 통해 엔코미엔다 제도를 점차 규제했고, 결국 16세기에 이르러 이 제도는 폐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도의 소멸이 곧 노예제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원주민 노예제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 노동에 기반한 플랜테이션 경제가 뿌리내렸고, 노예제는 이후 수 세기 동안 아메리카 전역에서 지속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