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4년, 토르데시야스 조약이 그린 언어의 경계선
오늘날 라틴 아메리카 대부분의 국가에서 스페인어를, 브라질에서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답은 1494년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에 체결된 토르데시야스 조약(Treaty of Tordesillas)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유럽 열강들은 신대륙 발견 이후 새로운 영토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전쟁 없이 세계를 나누기로 합의하고, 카보베르데 제도 서쪽 370리그(약 1,770km) 지점에 경계선을 설정했습니다. 이 선을 기준으로 동쪽의 모든 땅은 포르투갈에게, 서쪽의 모든 땅은 스페인에게 귀속되도록 약속한 것입니다.
두 개의 언어권으로 나뉜 라틴 아메리카
이 조약의 결과로 라틴 아메리카는 크게 두 개의 언어권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어권: 스페인 제국은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대부분을 비롯한 아메리카 대륙의 광대한 영토를 식민지화했습니다. 그 결과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 등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압도적 다수가 오늘날까지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포르투갈어권: 반면 경계선 동쪽에 위치한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되었고, 이 때문에 라틴 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브라질 동쪽 끝의 돌출된 지형이 당시 설정된 경계선을 넘어 포르투갈령에 포함된 것도 이 언어 분포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5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역사의 흔적
식민지 시대가 끝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1494년에 그려진 그 한 줄의 경계선은 독립 이후에도 각국의 언어와 문화 정체성 속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즉, 라틴 아메리카의 언어 지도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대항해시대 유럽 열강들의 외교 협상이 빚어낸 역사적 산물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