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독수리가 떨어뜨린 거북이에 맞아 죽다? 그리스 비극의 아버지 아이스킬로스의 기묘한 죽음

아테네 근교 엘레우시스에서 태어난 아이스킬로스(Aeschylus)는 아테네가 배출한 첫 번째 위대한 비극 작가입니다.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보다 한 세대 앞선 그는 오늘날 '그리스 비극의 창시자'로 불립니다. 그는 무대 뒤에서만 인생을 보낸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기원전 490년 마라톤 전투,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 그리고 아마도 이듬해 플라타이아 전투까지 직접 페르시아군과 맞서 싸운 참전 용사이기도 했습니다.

독수리가 떨어뜨린 거북이에 맞아 죽다? 그리스 비극의 아버지 아이스킬로스의 기묘한 죽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아이스킬로스는 자신의 미래, 특히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인들이 신들에게 운명을 묻던 성역, 바로 델포이의 신탁을 찾아갑니다. 신탁이 내린 계시는 단호했고, 동시에 불길했습니다.

“당신은 집에 깔려 죽게 될 것입니다.”

예언된 운명을 피하기 위해 그는 사람들로 붐비는 도시를 떠나 외곽의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지붕이 무너질 걱정 없는 시골이라면 안전할 터였죠. 그곳에서 그는 봄날 들녘의 메추라기처럼 평안한 나날을 보내던 중, 뜻밖의 일을 만나게 됩니다.

하늘에는 발톱에 거북이를 움켜쥔 독수리 한 마리가 맴돌고 있었습니다(일설에는 수염수리로 보기도 합니다). 이 맹금류는 거북의 단단한 껍질을 깨고 속살을 얻기 위해 사냥감을 바위 위로 떨어뜨리는 습성이 있었는데, 문제는 그 눈이었습니다. 멀리 아래에서 올려다본 아이스킬로스의 반질반질한 대머리가 바위로 보인 것입니다. 독수리가 발톱을 펴자 거북이는 곧장 그의 머리 위로 떨어졌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독수리가 떨어뜨린 거북이에 맞아 죽다? 그리스 비극의 아버지 아이스킬로스의 기묘한 죽음

흥미로운 점은, 거북이 또한 등껍질이라는 '집'을 지고 다닌다는 사실입니다. 델포이의 예언은 결국 빗나가지 않았던 셈이죠. 그리스 비극의 창시자는 이토록 이상한 죽음, 즉 하늘에서 떨어진 거북이에 맞아 생을 마감함으로써 그가 남긴 어떤 작품보다 더 극적인 최후를 남겼습니다.

독수리가 떨어뜨린 거북이에 맞아 죽다? 그리스 비극의 아버지 아이스킬로스의 기묘한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