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가 '프랑스어'로 서신을 주고받았다고?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마저 속인 2만7000점 위조 문서 스캔들

클레오파트라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프랑스어로 서신을 주고받았고,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몰리에르의 언어로 편지를 교환했으며, 파스칼은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해 뉴턴에게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실제로 존재했습니다. 이 기이한 '진주들'을 진짜로 믿고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에 정식 발표한 사람은 바로 프랑스의 저명한 수학자 미셸 샤슬(Michel Chasles, 1793~1880)입니다.

1851년부터 과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한 샤슬은 특히 기하학 분야에서 명성이 높았고, 수학사에 남다른 열정을 지닌 학자였습니다. 바로 그 역사에 대한 애착이 그를 전문 위조범 브랭드니 뤼카(Vrain-Denis Lucas)와 만나게 만들었습니다. 뤼카는 파스칼, 뉴턴, 클레오파트라,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리스토텔레스, 알렉산드로스 대왕, 나사로, 막달라 마리아 등 유명 인물들의 '친필 편지'와 각종 저작 모음집을 샤슬에게 넘겼습니다. 이 컬렉션은 무려 27,000점이 넘는 문서로 구성되어 있었고, 샤슬은 당시 기준으로 어마어마한 금액인 14만 프랑을 지불했습니다.

뤼카의 재치, 편지에 담긴 내용(모든 문명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서술)에서 느낀 애국심, 방대한 분량을 일일이 검증할 수 없다는 현실적 한계, 그리고 편지의 형식까지 — 여러 요소가 겹치면서 샤슬은 속수무책으로 속아넘어갔습니다. 자신의 발견과 조국을 자랑스럽게 여긴 박학한 수학자는 결국 이 위조 문서들을 과학 아카데미에서 공식 발표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이 일화를 떠올리며 웃곤 합니다.

1870년 2월, 파리 교정법원은 위조범 브랭드니 뤼카에게 징역 2년, 벌금 500프랑, 그리고 소송 비용 전액 부담을 선고했습니다.

출처: 『수학의 역사, 수학적 살인(Mathematical Murders)』 – 클라우디 알시나(Claudi Als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