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중세의 '마리 끌레르': 1457년 탄생한 세계 최초의 여성 잡지

여성 잡지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마리 끌레르(Marie Claire)를 비롯한 현대 여성 잡지들이 사회 속 여성의 위상을 인정받게 만든 계기라고 생각하신다면, 안타깝지만 그것은 오해입니다. 실제로 여성을 위한 잡지, 혹은 출판물의 역사는 1457년, 즉 여성이 아직 남성에 종속되어 있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폴리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된 필사본

이 흥미로운 문서는 캐나다 윌프리드 로리에 대학(Wilfrid Laurier University)의 제임스 웰던(James Weldon) 교수가 나폴리 도서관에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이 필사본은 리넨(아마포)으로 만든 일종의 종이 73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어로 작성되었고 다채로운 색상의 삽화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왜 '여성 잡지'라고 불리는가?

이 필사본을 '여성을 위한 잡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그 내용에 있습니다. 요리 레시피 140개(배를 저장 보관하는 방법, 향신료 활용법 등), 의학 정보(출산하는 여성을 위한 조언 포함), 생활 꿀팁(실링 왁스용 반죽 만드는 법)은 물론, 분류하기 어려운 재미있는 정보들(토끼 굴에서 토끼를 꺼내는 방법)까지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독서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이야기꾼들의 설화가 곳곳에 삽입되어 있어, 지금의 잡지와 놀랍도록 비슷한 구성을 자랑합니다.

귀족 여성들을 위한 고급 정보지

계피(cinnamon) 사용법과 같은 주석 내용을 살펴보면, 이 잡지는 당시 귀족이나 부유층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계피는 값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향신료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성 중에는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극소수였던 시대였음을 감안하면, 독자들은 상당한 교양 수준을 갖춘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잡지에는 궁정의 가십거리가 실려 있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