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말이 같은 지점 P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출발해 각자의 원형 경로를 돕니다. 소는 길이 48km인 경로 A를 하루에 8km씩 이동하고, 말은 길이 32km인 경로 B를 하루에 12km씩 갑니다. 그렇다면 두 동물이 다시 P 지점에서 만나려면 며칠이 걸릴까요?
이런 문장만 읽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학창 시절 계산 문제와 산수에 시달린 기억 탓에 지금도 악몽을 꾸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나 숫자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법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도쿠입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스도쿠는 암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골칫거리가 되는 숫자 퍼즐입니다. 흥미롭게도 스도쿠 자체는 일본의 발명품은 아니지만, 이 퍼즐에 오늘날의 형태를 부여하고 '스도쿠'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알린 것은 일본인들이었습니다.
몇 세기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여가 시간에 수학 문제를 푸는 일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오락이 무사(사무라이)들이 허리에 카타나를 차고 거리를 활보하던 시대까지 이어지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18세기 중반 일본에서는 신사와 사찰 문 앞에 봉헌된 위패들 사이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발견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P 지점을 출발한 소와 말이 다시 만나기까지는 며칠이 걸릴까요?
감히 이 수수께끼에 도전해 보시겠습니까? 기하학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글 끝부분에서 해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위패를 신사 문에 걸어둔 이유를 '신의 도움을 빌리기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복잡다단한 문제를 풀려면 두세 명의 신과 기이한 부처님의 가호가 필요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위패는 단순한 취미 활동의 산물이자, 동시에 누군가 해답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도전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귀족이든 평민이든 누구나 지나칠 수 있는 가장 공개적인 장소, 즉 신사의 문에 걸어두었던 것입니다.
당시 일본인들은 이런 산수 퍼즐에 이름을 붙여 불렀습니다. 바로 산가쿠(算額), 즉 '수학 패(板)'라는 뜻입니다. '산가쿠'라는 단어는 현대의 스도쿠 퍼즐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산가쿠 위패에는 문제 설명을 뒷받침하는 값진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었는데, 전통 일본 기하학은 예술과 수학이 한데 어우러진 분야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산가쿠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정신 체조의 역할 외에도 장식적인 기능까지 겸했던 셈입니다. 안타깝게도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백 년의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은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남아 있는 유물들은 이 고대 전통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도쿠가와 막부 시대 일본에서 수학의 발전은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었습니다. 학자든 평민이든 모두 열정적으로 수학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따라서 산가쿠 위패는 예술에 대한 사랑을 담아 익명으로 신사 입구에 남긴 수학 애호가들의 작품이었습니다. 요컨대, 지나가는 사람들이 여유 시간에 문제를 풀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산가쿠 문제 대부분은 수세기 전 중국을 통해 일본에 전해진 피타고라스 정리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산가쿠는 이 정리나 이차방정식만으로 풀 수 있습니다. 다만 위패에는 최종 답안이 적혀 있어도 그 답에 도달하는 과정은 설명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풀이는 각자 스스로 찾아내야 했습니다. 일종의 지적 도전이었고, 익명의 작가가 도전하고 싶은 누구에게나 던진 질문이었던 셈입니다.
이 위패의 저자들은 대부분 사무라이 출신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쿠가와 왕조가 통일된 일본을 다스리면서 더 이상 내전이 없어지자, 무사 계급인 사무라이들은 새로운 시대에 맞춰 자신을 재정비해야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검을 내려놓고 주판을 들었고, 학교 교사가 되어 마을 아이들에게 읽기, 쓰기, 산술을 가르쳤습니다. 이처럼 외부 세계와 단절되어 유럽의 과학적 성과를 접할 수 없었던 일본인들은 독자적인 방식으로 수학을 발전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중국과 서양의 석학들과는 다른 길을 걸으면서도 결국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학계에 진출할 수 없고 자신의 발견을 정식 논문으로 출판할 여유도 없던 이 서민 수학자들은, 산가쿠 위패를 통해 자신들의 성과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산가쿠 유행이 정확히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위패는 1683년 것입니다. 17세기 초부터 이런 패가 존재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 전통은 19세기 말 도쿠가와 막부의 몰락과 함께 활력을 잃었지만, 어떤 형태로든 오늘날까지 명맥이 이어져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알려진 산가쿠는 1980년대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스도쿠 애호가들이 알면 기뻐할 사실이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수백 년 동안 수학 퍼즐을 만들어 왔다는 점입니다. 물론 숫자만 보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우리 일부에게는, 산가쿠가 알록달록한 원으로 포장된 고문의 한 형태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선 문제의 해답:
D일 후에 소와 말이 P 지점에서 다시 만난다고 합시다. 소가 하루에 8km씩 이동하면 8D = 48M이 됩니다(M은 구해야 할 미지수). 마찬가지로 말의 경우 12D = 32N입니다(N도 미지수). 두 식을 나누면 M/N = 4/9를 얻습니다. 가능한 가장 작은 값을 찾아야 하므로 M = 4, N = 9로 두면 됩니다. 따라서 D = 24일입니다. 참 쉽죠?
제공: R. 이바르사발, 사무라이 스토리
출처: 신성한 수학(Sacred Mathematics), 후카가와 히데토시(Fukagawa Hidetoshi)·토니 로스먼(Tony Rothman); 산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