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라 페파'는 말했다, 스페인 국민은 양 반구의 스페인인의 모임이라고… 하지만 정말 모두일까?

카디스로 돌아온 '라 페파'

약 200년 전 제정·공포된 1812년 스페인 헌법, 이른바 '라 페파(La Pepa)'의 원본이 그 탄생지인 카디스로 돌아왔습니다. 스페인 최초의 헌법인 이 문서는 매우 어려워 보였던 일을 해냈는데, 바로 자유주의자와 절대주의자의 타협이었습니다. 대부분 크리올(식민지 출신 백인) 부르주아에 속했던 아메리카 각 영토 대표 의원들의 지지 덕분에, 모든 영토와 모든 스페인인의 평등이 인정되었습니다.

"스페인 국가는 양쪽 반구에 사는 스페인인들의 모임이다."

누가 스페인 국민인가 — 제5조

제5조는 스페인 국민의 자격을 다음과 같이 규정했습니다.

1. 왕국 전 영토에서 태어나 거주하는 모든 자유인과 그 자녀
2. 코르테스(Cortes, 스페인 의회)로부터 귀화 증명서를 받은 외국인
3. 증명서 없이도 왕국 내 어느 지역이든 법에 따라 10년간 거주한 사람
4. 왕국 내에서 자유를 얻은 해방 노예

따라서 이 조항에는 원주민, 메스티소, 흑인 혼혈 계층(어떤 혈통으로든 아프리카 혈통이 섞인 사람들), 자유흑인까지 포함되었고, 오직 노예만 배제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스페인인이 평등하고 동일한 권리를 누렸을까요? 거의 그랬습니다... 하지만 결코 완전하지는 않았습니다.

제27조와 제28조, 그리고 제22조라는 함정

제27조와 제28조는 코르테스가 국민을 대표하는 모든 의원의 모임이며, 의원은 시민들이 선출하고 양 반구에서 인구 수에 비례하여 동일한 대표성을 가진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열쇠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제22조, 이 조항이야말로 분노의 씨앗이 된 조항입니다.

[시민의 자격] 어떤 혈통으로든 아프리카 출신으로 알려지고 여겨지는 스페인인 [흑인 혼혈 계층]에게도, 덕행과 공적을 통한 시민의 문은 열려 있다. 이에 따라 코르테스는 조국에 탁월한 공헌을 한 자, 또는 재능·근면·품행으로 두각을 나타낸 자에게 시민증을 부여할 수 있다. 단,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자유인 [해방된] 부모의 적법한 혼인 자녀일 것, 자유 신분의 여성과 혼인했을 것, 왕국 영토 내에 거주할 것, 자기 자본으로 유용한 직업·상업·산업에 종사할 것.

피부색에 새겨진 낙인, 그리고 숨겨진 정치적 계산

결국 흑인, 물라토, 삼보(zambo) 등 아프리카계 주민들은 시민권을 스스로 "벌어야" 했습니다. 그들의 피부색은 노예제가 남긴 낙인처럼 여겨졌던 것입니다... 이러한 계급적·인종적 차별의 이면에는 본토 의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숨어 있었습니다. 당시 아메리카 식민지의 인구가 이베리아 반도 본토보다 많았고, 의원 선출은 인구에 비례했습니다. 흑인 혼혈 계층의 정치적 권리, 곧 시민권을 빼앗아 비시민 인구로 분류하자, 양측의 실질 인구와 그에 따른 의석 수가 거의 균형을 이루게 되었던 것입니다. 평등을 외치던 헌법 속에, 세련되게 포장된 불평등의 장치가 숨어 있었던 셈입니다.

 라 페파 는 말했다, 스페인 국민은 양 반구의 스페인인의 모임이라고… 하지만 정말 모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