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예술을 분류하는 방식은 시대, 연구·업무 분야, 방법론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그러나 그중 가장 독창적이라 평가되는 것은 1840년에 등장한 '가져다주는 이익'에 따른 분류입니다.
『스페인 풍경 주간지』와 메소네로 로마노스
이 색다른 분류는 메소네로 로마노스(Mesonero Romanos)가 1836년 창간하여 1857년까지 발행한 『스페인 풍경 주간지(Semanario Pintoresco Español)』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이 잡지는 "과학, 문학, 예술의 유익하고 즐거운 지식을 대중에게 보급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출발했습니다.
당시로서는 놀라운 수준인 구독자 6천 명을 확보했으며, 이후 창간된 여러 출판물들이 이를 널리 모방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이 사업을 위해 프랑스에서 기계 인쇄기를 수입했는데, 이는 종전의 인쇄기에 비해 획기적인 기술적 진보였습니다. 아울러 목판화 조각 기법을 도입하여 삽화를 본문과 동시에 인쇄할 수 있게 했고, 무제한 복제도 가능해졌습니다.
잡지 자체는 풍습, 그림 같은 스페인, 미술, 문예 비평, 시 등 고정된 코너로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840년, '빵과 영광'에 따른 학문 분류
1840년 발행된 한 호에서 이 잡지는 과학과 예술을 그것이 가져다주는 이익, 즉 '빵(생계)'과 '영광(명성)'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했습니다.
- 빵과 영광을 모두 주는 학문: 법학, 의학, 신학
- 영광은 있지만 빵은 없는 학문: 시, 문학, 정밀 과학
- 빵은 되지만 영광 없는 학문: 해부학, 경제학, 산수
- 빵도 영광도 없는 학문: 형이상학, 논리학, 비평
생계를 보장받으면서 명성까지 얻는 길은 좁고, 반대로 순수 학문일수록 세속적인 대가에서 멀어진다는 당대의 통념이 재치 있게 담겨 있는 분류입니다. 180여 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공감을 불러일 만한 통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