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에 결혼 적령기의 여성들은 어머니나 하인, 혹은 다른 가족들의 동행 없이 외출하는 일이 드물었습니다. 이로 인해 연인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죠. 그래서 사람들은 이러한 감시를 피해 서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대체 소통 방식들을 고안해 냈습니다. 우아하게 접었다 펴는 부채, 얼굴에 붙이는 인조 점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소통 방식, 바로 '눈으로 희롱하는 언어', 즉 눈짓 하나로 사랑을 고백하던 독특한 구애법을 소개하려 합니다.
1891년 신문에 공개된 눈 구애 코드
이 언어의 핵심은 1891년, 뉴질랜드 뉴플리머스(New Plymouth)에서 발행되던 신문 타라나키 헤럴드(Taranaki Herald)가 'Eye Flirtation(눈 구애)'이라는 제목으로 공개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기사에 실린 눈짓 해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른쪽 눈 윙크 –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왼쪽 눈 윙크 – 나는 당신이 싫습니다
두 눈 모두 윙크 – 예스, 좋아요
두 눈을 동시에 깜빡임 – 조심하세요, 지금 우리를 보고 있어요
오른쪽 눈 두 번 윙크 – 저는 약혼했습니다
왼쪽 눈 두 번 윙크 – 저는 이미 결혼했습니다
아래 눈꺼풀 내리기 – 키스해도 될까요?
눈썹 치켜올리기 – 부디 키스해 주세요
왼쪽 눈 천천히 감기 – 저에게 빠져들어 사랑해 주세요
오른쪽 눈 천천히 감기 – 당신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른손 검지를 오른쪽 눈에 대기 – 당신은 저를 사랑하나요?
오른손 검지를 왼쪽 눈에 대기 – 당신은 참 잘생겼어요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오른쪽 눈 위에 대기 – 정말 뻔뻔하시네요!

이처럼 빅토리아 시대의 엄격한 사교 규범 속에서, 사람들은 몸짓과 눈빛만으로도 섬세하게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정교한 암호 체계를 발전시켰습니다. 겉으로는 담백한 눈인사처럼 보였지만, 알아보는 사람에게는 뜨거운 고백이자 은밀한 메시지였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