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호박 체스를 넘어서 — 그단스크 호박 박물관이 빛나는 이유

세계가 주목한 2021년 최고 박물관 수집품, 호박 체스

폴란드 그단스크 호박 박물관(Gdańsk Amber Museum)에 전시된 호박 체스 세트는 2021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박물관 신규 수집품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아폴로(Apollo)지가 발표한 명단에는 베르사유 궁전 박물관, 보르게제 미술관, 네덜란드 국립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세계 유수 기관의 소장품들이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폴로지 편집진은 선정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완전한 형태의 호박 체스 세트는 왕공족 컬렉션을 기반으로 설립된 극소수 공립 박물관에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쿤스트캄머 게오르크 라우 갤러리는 코펜하겐 로젠보르 성에 소장된 또 다른 세트와 비교하는 과정에서, 상자와 체스판이 당대 최고의 호박 장인 중 한 명인 그단스크 출신 미하엘 레들린(Michel Redlin)의 작품임을 확인했습니다. 상자에는 풍속 장면, 문양, 동물 등을 새긴 조각 호박판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모서리마다 작은 호박 과일 접시가 돋아 나옵니다. 한때 블레어 성의 애솔 공작(Dukes of Atholl) 가문이 소유했던 이 체스 세트는 최근 개관한 그단스크 호박 박물관의 주요 전시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호박 체스를 넘어서 — 그단스크 호박 박물관이 빛나는 이유

호박 체스 기물 (그단스크 호박 박물관 제공 사진)

약 33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체스 세트

그단스크 박물관의 공식 페이스북 프로필에는 이런 글이 남아 있습니다. "전 세계에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호박 체스 세트는 단 네 벌뿐입니다. 2020년 이 체스 세트가 경매에 나왔을 때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저명한 박물관이 입찰 경쟁을 벌였습니다. 결국 우리 박물관이 낙찰받으면서 체스 세트는 약 330년 만에 그단스크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번 구매는 '호박으로 연결된 유산(Connected by Amber)'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2014~2020 폴란드-러시아 CBC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246,600유로의 공동 재원 지원을 받았습니다."

체스와 함께 만나는 다른 볼거리들

그단스크 호박 박물관은 2006년 6월에 문을 열었으며, 2021년 7월부터 비엘키 므윈(Wielki Młyn)에 마련된 새 건물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관람객 수도 꾸준히 늘어나 2019년에는 11만 9천 명이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전시를 통해 방문객들은 호박의 역사뿐 아니라 호박 공예 기법, 고대 교역로, 의학에 미친 영향까지 폭넓게 알 수 있습니다.

박물관 공식 페이스북에는 이런 소개글도 있습니다. "상설 전시장에서는 1천 점이 넘는 호박 전시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시민들이 박물관에 기증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들은 소장품을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공동의 자산인 호박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전시장 두 개 층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호박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아래층 갤러리에서는 기증자들의 도움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된 전시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물론 체스만이 그단스크 소장품의 유일한 볼거리는 아닙니다. 폴란드에서 유일한 도마뱀 포함체(inclusion), 즉 4천만 년 전의 호박 덩어리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1997년 그단스크 스토기 해변에서 발견된 이 호박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유물로, 내부에는 미라가 된 도마뱀과 식물 잔해, 참나무 털이 그대로 갇혀 있습니다. 작은 호박과는 대조적으로 무려 68kg에 달하는 호박 원석도 전시되어 있는데, 이는 호박 박물관에 들어선 관람객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전시품 중 하나입니다.

호박 체스를 넘어서 — 그단스크 호박 박물관이 빛나는 이유

게이르워프스카 도마뱀 (Gierłowska Lizard)

'플러트(Flirt)'라는 유희용 주요 상자도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몸체는 목재 구조로 되어 있고, 겉면과 뚜껑은 불투명하고 여러 색조의 평평한 호박판과, 바닥에 금박을 넣은 짙은 주황색 반투명 다각형 카보션(cabochon)으로 덮여 있습니다.

초승달 위의 성모 마리아가 새겨진 가정 제단 역시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단은 문양을 음각한 호박 카보션과 투공 조각한 뼈 배지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타원형과 직사각형 배지에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형상이, 직사각형 배지에는 꽃무늬 장식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 위 층들은 호박 공과 장식 판으로 꾸며졌으며, 성모 마리아상은 하나의 투명한 호박 덩어리를 통째로 깎아 만든 것입니다."

그단스크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이곳을 방문할 가치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