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뉘른베르크를 방문하여 아돌프 히틀러의 극단적인 자기 과대 망상을 반영하며 나치 시대에 중요한 무대였던 건축물들의 유적을 직접 둘러볼 수 있었다. 뉘른베르크는 히틀러가 나치당의 연례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기 위해 특별히 선택한 도시였으며, 매년 수십만 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체펠린 광장의 콩그레스 홀
첫 번째 유적은 체펠린 광장(Zeppelin field)에 위치한 콜로세움, 즉 회의 전당(콩그레스 홀)이다.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된 이 거대한 건축물은 완공될 경우 약 5만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공사는 중단되었고, 결국 미완성 채로 남게 되었다. 오늘날 이곳에는 나치당 전당대회의 역사를 조명하는 문서 센터(Dokumentationszentrum)가 자리하고 있어, 방문객들은 그 어두운 역사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대열병식이 열리던 광장의 연단과 관람석 유적
두 번째 유적은 나치당의 대규모 행진과 열병식이 거행되던 넓은 광장의 단상과 관람석 잔해다. 히틀러가 군중 앞에서 격렬한 연설을 펼치던 이 연단은 독재자가 가장 총애하던 건축가 알베르트 슈페어(Albert Speer)가 설계한 것이다. 현재 이 유적은 깊은 방치 속에 놓여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다. 최근 촬영한 사진들과 과거의 역사적 기록 사진을 비교해 보면 그 처참한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보존할 것인가, 지울 것인가
뉘른베르크 시가 오랫동안 직면해 온 핵심 논쟁은 바로 이 건축물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다. 어두운 역사의 증거로서 보존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 방치된 채로 두어야 한다는 입장, 아니면 완전히 철거해 없애야 한다는 입장까지 의견은 분분하다. 실제로 뉘른베르크 시와 독일 연방정부가 상당한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이 건축물들을 체계적으로 보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나치 시대의 유산을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교훈을 후세에 전달하기 위한 결정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