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말과 노새, 1940년 전쟁의 이름 없는 영웅들

말과 노새, 1940년 전쟁의 이름 없는 영웅들

크레타 섬에서 징발된 '전쟁 동물'들의 숨겨진 이야기

말과 노새는 1940년의 보이지 않는 영웅이었습니다. 이들은 전투뿐 아니라 험난한 지역을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목숨을 잃었는데, 크레타 섬에서 사람들과 함께 전쟁에 동원된 이들이 바로 '전쟁 동물'이라 불리는 말과 노새였습니다.

크레타 역사박물관(Historical Museum of Crete) 학술 연구원이자 역사학자인 코스티스 마말라키스(Kostis Mamalakis)는 APE-MPE와의 인터뷰에서 "1940년의 징집은 그리스 기준으로 볼 때 매우 잘 조직된 징집이었다. 단계별로 체계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고향 크레타에서는 젊은이들이 전쟁에 소집되며 사회적 동요가 일어나는 가운데, 농부들의 가축도 모으기 시작했다. 시골 곳곳에서 말과 노새가 징발된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섬을 비운 징발, 수천 마리의 희생

이러한 징발은 결국 섬에서 사람에게 유용한 동물들, 즉 이동 수단이자 농사일에 쓰이던 동물들을 모두 빼앗아 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마말라키스 연구원에 따르면, 농촌 지역의 가축들은 국가 기관에 미리 등록되어 있었고, 각 주인들에게 개별 동원장이 발송되었다고 합니다.

"정확히 몇 마리가 징발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무기 체계 이동 장면을 담은 사진 자료를 보면 수천 마리에 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노새들은 대포와 탄약을 운반했고, 극한 조건 속에서도 그 임무를 수행했다"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는 "여러 날에 걸쳐 험준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런 유형의 전쟁에서 군수 물자 수송은 오늘날에도 헬기 수송이 불가능할 경우 사람의 등과 짐승의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이 동물들이 차지한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던 운명

마말라키스 연구원은 이 동물들을 '이름 없는 영웅'이라 불렀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죽음을 택하지 않았지만, 눈속에서 얼어 죽거나 굶주림이 닥치면 먹이가 되는 운명을 우리가 대신 선택해주었다." 당시 말과 노새는 오늘날의 자동차에 해당하는 존재였습니다. 사람들의 이동 수단이자 농업 작업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산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동물들이 사라진 이후 크레타의 시기는 특히 섬의 농부들에게 더욱 큰 어려움을 안겼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쟁 동물'들은 수송선을 타고 크레타를 떠났고, 주인들은 다시는 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 영원한 작별을 고했습니다. 마말라키스 연구원은 "수의사로부터 라시티(Lasithi) 지역에서 징발된 한 마리의 말이 주인에게 돌려보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큰 감동을 받았다. 정서적으로 무거운 의미를 지닌 아주 드문 사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에는 전쟁 동물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 반면, 우리는 단 하나도 세우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출처: APE-M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