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쇠를 뚫고 지켜진 아버지의 약속
한 그리스 장교는 자신의 이름 축일 날 아이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불과 쇠를 뚫고, 사란다포로스(Sarandaporos) 전투를 통과하며 그는 이 약속을 지켰고, 1912년 10월 26일 승리의 기쁨 속에 테살로니키에 도착했습니다. 바로 그날은 도시가 해방된 날이었습니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 테살로니키의 수집가이자 골동품 상인인 얀니스 바바치스(Yiannis Vavatsis)가 1912년 10월 10일 그리스군이 세르비아에 입성한 직후 작성된 소위(少尉)의 감동적인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편지의 수신인은 테살로니키에 있는 그의 가족, 특히 맏아들입니다. 본문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아들의 이름은 디미트리스(Dimitris)로 추정됩니다. 아버지는 편지에서 아들의 이름 축일에 테살로니키에 있고 싶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리스군이 그날 도시에 입성하면서 이 소원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전장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내 아들아! …세르비아에서 급히 너에게 편지를 쓴다. 엘라소나 전투 이후 우리는 무시무시한 사란타포로스 강과 마주했다. 10월 9일 아침, 우리는 전화(戰火) 속으로 들어섰다. 마치 축제라도 되는 듯 노래를 입술에 머금고 싸웠다. 저녁까지 많은 피가 흘렀다. 다음 날 새벽, 터키군은 그 무서운 협곡에서 사라져 있었다. 곳곳에서 승리와 자유에 대한 열광이 넘쳐났다.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네 축일에 테살로니키에 있을 수 있기를, 내 아들아.'
아버지는 편지와 함께 전쟁터에서 가져온 특별한 기념품도 아들에게 보냈습니다.
'이제 내 말을 잘 들어라. 소포 하나를 보낸다. 경건한 마음으로 열어 보거라. 그것은 너와 우리 모두에게 성스러운 가보(家寶)니까. 사란다포로스 전투에서 내가 헌법의 군기를 앞세우며 진격할 때, 연기 속에서 저 멀리 포탄이 터졌다. 파편 하나가 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지만 나는 다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파편은 이 가보를 잘라내고 내 가슴에 부딪혔다. 네가 간직하라고 보내는 것이다. 어머니와 리가, 얀나키에게도 입맞춤을 전해라. 네 아버지가'
누렇게 바랜 편지를 구하다
이 역사적 문서는 현재 테살로니키의 골동품 상인 겸 수집가 얀니스 바바치스의 손에 들어 있습니다. 어떻게 이 편지를 손에 넣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담백하게 '찾는 사람은 반드시 찾는다'고 답합니다.
'나는 우리 지역의 역사와 그 이상의 것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이 편지를 찾아냈고, 이것은 나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필체로 보아 발신인은 교양 있고 학식 있는 인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발칸 전쟁 당시 의용병으로, 테살로니키에 세 자녀와 함께 있는 가족을 남겨두고 그리스를 위해 싸우기를 택했습니다. 그는 많은 세부 사항들을 언급하는데, 특히 나를 감동시키는 대목은 포탄 파편 한 조각을 아이에게 보내며 간직하라고 일러두는 부분입니다.'라고 바바치스 씨는 APE-MPE에 강조했습니다.
수집가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편지뿐으로, 봉투도 없고 서명이나 이름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는 발신인을 찾기 위해 당시 파노스 카메노스(Panos Kammenos) 장관 시절의 국방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도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당시 테살로니키에 군기 담당 장교가 몇이나 됐을까요? 즉, 집과 가족을 두고 그리스를 위해 싸우러 떠난 교양 있는 사람들이요. 이 문서뿐만 아니라, 국가 기관의 도움을 받지 못한 무수한 역사 문서들에 대한 답변도 기대합니다.'라고 그는 말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은 오직 발신인의 성명을 알아내 '영웅을 기리는 것'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역사를 지키려는 수집가의 열정
바바치스 씨의 19세기 초부터 이어지는 역사 문서 컬렉션에는 '마치코본(Matsikovon)' 출신으로 기록된 교사 디미트리스 입실란티스(Dimitris Ypsilantis)의 마케도니아 전사 협회 등록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치코본'은 파이오니아 지방 자치체에 속한 에브조니(Evzoni) 마을입니다. 협회 등록 날짜는 1928년이며, 등록 계급은 '요원(Agent)'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동시에 이 수집가는 아리스토텔레스 대학교의 수많은 문서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전쟁 참전 사실이 확인된 학부모나 학생들이 면제 또는 전학 혜택을 받기 위해 제출했던 서류들입니다.
'문서가 희귀한지는 상관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관련이 있는지만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잃어버리고 버려진 문서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든 구해내야 합니다.'라고 바바치스 씨는 결론지었습니다.
출처: APE-M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