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 이후 유럽의 판도를 뒤바꾼 인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그를 이야기할 때면 "사실 원래 다른 이름이었다며?"라는 식의 '개명(改名)' 설화가 종종 따라붙곤 합니다. 과연 나폴레옹은 자신의 이름을 바꾼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름을 바꾼 적이 없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사실이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이름을 근본적으로 바꾼 적이 없습니다. 그의 풀네임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였으며, 그는 태어날 때부터 이 이름을 지녔습니다. 황제가 된 뒤에도 공식 문서에 서명하거나 스스로를 칭할 때 이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그렇다면 '개명' 설화는 어디서 나왔을까?
오해가 생긴 데에는 나름의 배경이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1769년 지중해의 섬 코르시카에 있는 아작시오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코르시카는 언어와 문화 면에서 이탈리아의 영향이 매우 강한 곳이었기 때문에, 출생 기록 등에는 그의 이름이 이탈리아식 표기인 나폴레오네 디 부오나파르테(Napoleone di Buonaparte)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코르시카가 프랑스 영토로 완전히 편입되면서, 그의 이름도 점차 프랑스어 표기인 Napoléon Bonaparte로 굳어지게 됩니다. 성씨의 경우 '부오나파르테(Buonaparte)'가 '보나파르트(Bonaparte)'로 표기만 달라졌을 뿐입니다. 즉, 발음과 표기가 언어 환경에 맞게 다듬어진 것이지, 이름 자체를 새로 지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름에 담긴 가족의 역사
'나폴레오네'라는 이름 자체도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당시 코르시카와 이탈리아 가문에서는 조상이나 친척의 이름을 물려주는 관습이 널리 퍼져 있었고, 나폴레옹의 이름 역시 그러한 가문의 전통 속에서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나파르트 가문은 원래 이탈리아계 혈통으로, 코르시카로 이주해 살아온 명망 있는 집안이었습니다.
정리하면
나폴레옹이 이름을 '바꾸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닙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라는 이름을 가졌고, 다만 코르시카의 이탈리아적 환경에서 프랑스로 편입되는 과정 속에서 표기가 다듬어졌을 뿐입니다. 오히려 이 작은 표기의 변화는 한 개인의 삶이 시대와 국경의 변천을 그대로 겪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단서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