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아메리카 식민지 시대, 유럽에서 신대륙으로 건너간 여성들이 직접 항해 비용을 지불했다는 기록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시 대서양 횡단 여행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일이었으며, 그 부담은 대부분 남성, 즉 이주 예정인 여성의 남편이나 아버지가 떠안았습니다.
당시 여성에게 재산권이 없었던 이유
근세 유럽에서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게 재산을 소유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특히 기혼 여성은 법적으로 남편에게 종속되는 관습(커버추어, coverture) 아래 놓여 있어, 명의 있는 재산이나 현금을 독립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여성 스스로 고액의 선박 요금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계약 노동으로 항해 비용을 충당한 경우
다만 가난한 여성들 중에는 계약 노동자(indentured servant) 형태로 이주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들은 항해 비용을 본인이 내는 대신, 도착 후 4년에서 7년간 일정 기간 노동하기로 계약하고 그 대가로 여행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엄밀히 말해 이 역시 여성이 직접 돈을 지불한 것이 아니라, 노동력으로 비용을 '갚는' 방식이었습니다.
버지니아 회사의 여성 이민 지원 프로그램
일부 식민지 운영 기업도 여성 이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버지니아 회사는 제임스타운의 성비 불균형 문제와 정착지 안정화를 위해 젊은 여성들을 모집해 항해 비용을 부담해 주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여성 개인이 비용을 낸 것이 아니라, 회사나 후원자가 대신 지불한 셈입니다.
정리
결론적으로 유럽 여성들이 스스로 아메리카 식민지행 항해 비용을 지불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여성은 가족 단위 이주 과정에서 남편이나 아버지의 재정 지원을 받았고, 일부는 계약 노동이나 식민지 회사의 후원을 통해 신대륙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당시 여성의 법적·경제적 지위가 매우 제한적이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