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세 유럽의 통치자들이 상인들에게 동방에 무역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한 데에는 전략적·경제적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주요 배경을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새로운 시장과 자원에 대한 접근
동방에는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시장이 열려 있었고, 향신료·비단·귀금속 같은 진귀한 상품은 유럽에서 매우 높은 값을 받으며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통치자들은 이러한 부의 흐름에 직접 참여하고자 했습니다.
2. 경제적 이점
무역 회사는 여러 투자자가 자본을 함께 모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길고 험난한 원정 항해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분담할 수 있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무역 사업이 가능해졌습니다.
3. 정치적 영향력
합자회사(주식회사) 형태의 무역 회사는 통치자가 무역을 직접 통제하고 규제하면서도 그 이윤의 일정 몫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국가 재정에 보탬이 되는 셈입니다.
4. 중앙집중적 통제
무역 회사는 유럽 통치자들이 해외 영토와 상업적 이익에 대한 지배력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제공했습니다. 멀리 떨어진 식민지와 교역 거점도 회사를 통해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5. 경쟁 축소
회사 설립을 적극적으로 장려함으로써 통치자들은 무역을 체계적으로 통합하고, 개별 상인들 사이에 벌어지는 과도한 경쟁과 혼선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무역 질서가 안정되고 수익성도 높아졌습니다.
결국 동방 무역 회사는 새로운 부의 창출과 국가 권력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였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