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중세 시대 루브르의 원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요새에서 박물관까지

오늘날 세계 최고의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루브르 박물관은, 사실 중세 시대에는 박물관이 아니라 방어 요새였습니다. 12세기 말, 프랑스 카페 왕조의 국왕인 필리프 2세(필리프 오귀스트)가 파리 성벽 방어 계획의 일환으로 건설했습니다.

파리를 지키던 핵심 요새

루브르 요새는 당시 파리 방어 체계의 핵심 축을 담당하며, 외부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잉글랜드와의 갈등 속에서 수도 방비를 강화하려던 필리프 2세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건축물이었죠.

요새의 구조와 방어 시설

원래 루브르 요새는 네 개의 모서리 탑을 갖춘 사각형 구조였습니다. 각 탑은 적의 움직임을 살피는 감시 초소로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무기와 군수 물자를 보관하는 창고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성벽은 두껍고 단단한 돌로 쌓아 올려졌으며, 높이 또한 상당해 공격자들이 쉽게 넘어들 수 없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요새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해자교(개선교)였는데,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교를 들어올려 침입자를 차단할 수 있었습니다.

요새에서 왕궁으로, 그리고 박물관으로

14세기에 들어서면서 루브르는 대대적으로 확장되어 왕실의 거처로 탈바꿈합니다. 프랑스 왕가는 17세기에 베르사유 궁전으로 거처를 옮길 때까지 루브르에서 생활했습니다.

이후에도 루브르는 왕궁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다가, 1789년 프랑스 혁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혁명 기간 동안 루브르는 잠시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이는 왕권의 상징이었던 건물이 겪은 극적인 변화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1793년, 루브르는 마침내 박물관으로 일반에 공개되었습니다. 왕실 소장품들이 시민들에게 열람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후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루브르는 세계적인 예술의 성지로 자리매김하며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