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하면 대부분 12월 25일을 떠올리지만, 네덜란드의 겨울 축제는 조금 특별합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연말 시즌 내내 두 개의 큰 행사가 이어지는데, 바로 12월 5일의 '신트클라스(Sinterklaas)'와 12월 25일과 26일의 '크리스마스(Kerstmis)'입니다. 그렇다면 네덜란드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이 시기를 기념할까요?
1. 신트클라스: 네덜란드 최대의 선물 축제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선물 주고받기 행사는 사실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12월 5일의 신트클라스입니다. 신트클라스는 성 니콜라스(세인트 니콜라스)를 모티브로 한 전설 속 인물로, 조수들과 함께 스페인에서 증기선을 타고 네덜란드로 항해해 온다고 전해집니다.
아이들은 12월 5일 전날 밤 벽난로 옆에 신발을 놓아둡니다. 그러면 신트클라스가 밤사이 그 신발 안에 선물과 간식을 채워 넣어 준다는 것인데, 이 전통은 오늘날 산타클로스 설화의 뿌리가 된 관습이기도 합니다.
2. 크리스마스: 소박하고 따뜻한 명절
네덜란드에서 크리스마스는 신트클라스에 비해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하게 보내는 명절입니다. 메인 식사는 보통 크리스마스 이브(케르스트아본드, Kerstavond) 저녁에 열리며, 구운 거위나 칠면조, 으깬 감자, 적양배추 등 정겨운 요리가 식탁에 오릅니다.
디저트로는 향신료 맛이 나는 작은 쿠키 '페페르노텐(pepernoten)'과 말린 과일과 향신료를 넣어 구운 달콤한 빵 '슈톨렌(stollen)'이 인기입니다. 페페르노텐은 본래 신트클라스 시즌의 대표 간식이지만, 연말 내내 즐겨 먹습니다.
3. 장식과 전통
네덜란드 가정에서는 크리스마스 조명, 촛불, 화환으로 집을 꾸미며, 반짝이는 장식으로 단장한 크리스마스 트리(케르스트붐, kerstboom)도 거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산타클로스(현지에서는 '케르스트만', Kerstman이라 부릅니다)가 트리 아래에 작은 선물을 남겨 두기도 해서, 아이들은 이중의 기쁨을 누립니다.
4. 교회 예배와 캐럴
종교적인 의미를 지키는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이브나 크리스마스 당일에 교회 예배에 참석합니다. 전통 크리스마스 캐럴도 널리 사랑받으며, 일부 도시와 마을에서는 라이브 음악과 축제 상점들이 어우러진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 활기가 더해집니다.
5.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헤젤리흐하이트
네덜란드의 크리스마스는 무엇보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자체가 중심입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헤젤리흐하이트(gezelligheid)', 즉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동행을 즐기는 것이 이 시기의 진짜 의미입니다.
일부 가족은 크리스마스 당일에 선물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선물의 날은 여전히 신트클라스라는 점이 네덜란드만의 독특한 문화입니다.
6. 트베데 케르스트다흐: 두 번째 크리스마스 날
네덜란드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이틀에 걸쳐 기념됩니다. 12월 26일은 '트베데 케르스트다흐(Tweede Kerstdag)', 즉 '두 번째 크리스마스 날'로 공휴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날 친척을 방문하거나, 날씨가 허락한다면 얼음 위 스케이팅이나 썰매 타기 같은 야외 활동을 즐기며 연휴를 마무리합니다.
거창한 선물보다는 따뜻한 만남과 아늑함을 중시하는 네덜란드의 크리스마스는, 축제의 본질을 되새기게 하는 겨울 풍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