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은행 휴무일에 맞춰 열린 로마 역사 재현 행사의 첫날, 마드리드 지역 알칼라 데 에나레스(Alcalá de Henares)에는 "Complvtvm Reborn, discover the city of the nymphs"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행사는 지역 고고학 박물관 상점과 협력해 문화협회 Ab Urbe Condita가 주최했으며, 서기 1세기부터 5세기까지의 시대적 틀 안에서 로마의 과거를 주민들에게 가까이 전달하기 위해 주말 내내 다양한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행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축제는 콤플툼(Complutum)이라는 도시의 역사적 유산을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콤플툼은 안토니누스 여정기(Antonine Itinerary)에 기록된 도시로, 서기 1세기에 건설되어 오늘날 알칼라 데 에나레스의 기원이 된 곳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히스파니아에 주둔했던 군단과 당시 주민들의 모습을 함께 재현하는 로마 역사 재현 단체 7개가 참여했습니다. 여기에는 제10군단 게미나(Leg X Gemina), 제30군단 울피아(Leg XXX Ulpia), 아스카니이 시니오레스(Ascanii Seniores), 제5 바이티카 분견대(V Baetica Vexillatio), 제1 켈티베리아 보조병단(Cohors I Celtiberorum) 등이 포함됩니다.
역사 재연(reenactment)이라는 현상은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익숙하지만, 그 핵심 토대 중 하나인 '역사 대중화'의 가치를 다시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로마 역사 재현의 가장 직접적인 목표는 특정 시대와 맥락을 최대한 충실하게 재구성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단체와 행사가 각기 다른 로마사의 시기를 다루게 됩니다. 물론 이는 1차 사료와 2차 사료에 대한 치밀한 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연구 결과는 재현하려는 시대에 맞는 장비와 복장을 갖추는 과정에서 구체화됩니다. 그 결과 관객들은 특정 시대 인물의 전형적인 무구(파노플리아)나 의상, 진영 구조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이것이 대중의 큰 호응을 이끄는 요소입니다.

따라서 역사 재현은 매우 유용한 역사 전파 도구로 자리 잡습니다. 일방적인 전시를 넘어, 관객이 재연자와 직접 교류하고 실물 자료를 접하며 과거를 체감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로마식' 소재로 꾸며진 무대는 즐겁고 경쾌하면서도 엄격한 고증 위에서 과거로의 몰입을 가능하게 합니다. 나아가 로마 제국의 여러 시기를 아우르는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관객에게 로마사의 변화와 발전을 한눈에 보여주는 효과도 거둘 수 있습니다. 결국 로마 역사 재현의 목표는 로마의 역사와 우리가 물려받은 문화유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인데, 알칼라 데 에나레스 주민들과 시의회, 참가 단체들의 호응 속에서 '콤플툼 리본(Complutum Renacida)'은 이 목표를 충분히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유형의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대부분의 활동이 펼쳐지는 야영지(camp)의 설치입니다. 다른 시대의 재현과 달리, 로마 역사 재현에서는 군사 캠프인 카스트룸(castrum)과 민간인 구역인 카나바(canaba)를 구분해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는 사료에 기록된 배치 방식을 따른 것입니다. 이번 행사의 야영지는 우에르타 델 오비스포(Huerta del Obispo)에 마련되었는데, 몰입감을 해치는 21세기적 요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이런 성격의 활동에 최적의 공간임을 입증했습니다. 하루 종일 대중에게 공개된 야영지에서는 재연자들이 다양한 일상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은 물론, 군단의 여러 활동도 선보였습니다. 관객들은 군사 훈련을 직접 관람할 수 있었고, 상·하 제국 시기 군사 장비에 대한 설명과 해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역사 재현에서 민간인의 모습은 종종 군사 재현보다 뒷전으로 밀려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로마 역사 재현 역시 많은 경우 민간 요소가 부차적, 혹은 잔여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콤플툼 리본'은 민간 생활 재현에 뚜렷한 비중을 두었고, 카나바의 구성원들을 형상화함으로써 사회 대중층의 모습에 가시성을 부여했습니다. 노예 매매 장면 재현, 로마 여성의 삶에 대한 설명 등의 활동도 진행되어, 사료 속에서 종종 침묵하는 인물들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종교적 요소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행사에서는 제국 후기 히스파니아에서 가장 널리 퍼진 신앙 중 하나인 이시스 숭배가 재현되었으며, 군사 영역과 연계해 군단 깃발 봉헌 의식도 거행되었습니다. 이에 맞춰 군단병들은 소위(小尉)와 황제에 대한 충성 맹세를 다지는 장면도 선보였습니다.

여가의 측면 역시 다루어졌습니다. 설명 강연과 펜싱 시범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검투사와 고대 최고의 인기 오락을 둘러싼 배경을 소개했습니다. 또한 히폴리토스(Hippolytus) 일가의 고고학적 유적은 로마식 사냥을 재현하는 재연자들에게 훌륭한 무대가 되었는데, 이는 제국 후기 히스패닉 엘리트들이 가장 높이 평가하던 오락 중 하나였습니다.

알칼라 데 에나레스에서 열린 로마 역사 재현의 첫날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활동에 수백 명이 참여했고, 행사 개최에 적극적인 시의회의 지지 덕분에 도시 전체가 주말 동안 로마의 과거를 기념하는 분위기로 가득했습니다. 참가 단체들 간의 협력은 비영리적이면서도 전문적인 방식으로 공통의 취미를 즐기는 이들 특유의 우정 분위기를 만들어냈으며, 이는 마드리드 광역권에서 로마 역사 재현의 선례를 세우고 저변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