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로페스(Alfred López)가 판타(Fanta)가 나치 독일에서 탄생한 청량음료라고 밝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다. 뉴욕타임스와 BBC의 보도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소련에서 가장 화려한 무공훈장을 받은 장교, 바로 게오르기 주코프 원수(Marshal Georgy Zhukov)를 위해 특별판 코카콜라 '화이트 콜라(White Coke)'를 만들었다고 한다.

1945년, 주코프와 아이젠하워
제2차 세계대전과 코카콜라의 세계화
전 세계 어디서나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게 된 국제적 성공(물론 쿠바와 북한은 예외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비롯되었으며, 여기에는 미군 최고사령관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와 1923년부터 1954년까지 코카콜라 사장을 지낸 로버트 우드러프(Robert Woodruff)의 우정이 큰 역할을 했다.
아이젠하워는 우드러프로부터 회사에 필요한 설탕을 모두 수입할 수 있는 특별 허가를 받아냈다. 당시 설탕은 배급제로 통제되던 귀한 물품이었다. 그 대가로 우드러프는 미국 병사가 싸우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코카콜라를 보내겠다고, 그리고 병사들이 5센트에 청량음료를 마실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전 세계에 62개의 병입 공장이 설립되어 세계 구석구석까지 음료가 공급될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나고 병사들은 귀국했지만 공장들은 그 자리에 남았고, 달라진 것은 고객뿐이었다.

주코프 원수의 특별한 부탁
1945년 베를린 함락 이후, 아이젠하워와 주코프 사이에는 상호 존경에서 비롯된 우정이 싹텄다고 한다. 주코프는 아이젠하워에게 유명한 코카콜라를 처음 맛보게 해준 사람이기도 했다. 원수는 이 상쾌한 음료에 푹 빠졌지만, 스탈린에게 코카콜라는 '미국 자본주의 제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주코프는 아이젠하워에게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보드카처럼 보이는 코카콜라를 만들 수 없겠는가?" 아이젠하워는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에게 연락했고, 트루먼은 이 특별 반출 건에 대한 승인을 내렸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코카콜라와 똑같은 맛을 내면서도 색깔이 없는, 즉 주코프가 보드카를 마시는 것처럼 보이는 음료를 만들어야 했다.
우드러프는 화학자들을 동원해 '화이트 콜라'라 불릴 음료 개발에 착수했고,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특유의 곡선이 있는 병 대신 곧은 병을 사용하고, 중앙에 빨간 별이 그려진 흰색 뚜껑을 얹었다. (1990년대 펩시가 선보였던 투명 콜라 '크리스탈 펩시(Crystal Pepsi)'와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당시 주코프는 독일 주둔 소련 점령군 최고사령관이자 해당 지역 군정의 책임자였다. 50병 분량의 화이트 콜라는 오스트리아를 거쳐 베를린으로 운송되었다.
스탈린의 의심과 주코프의 말년
하지만 이런 특별 대우는 오래가지 못했다. 1946년, 붉은군대 병사들 사이에서는 물론 독일 민간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주코프는 스탈린의 의심과 불신을 사게 되었다. 주코프는 "나치즘과 독일 민중은 구분해야 한다"며 민간인들의 식생활 개선을 스탈린에게 요청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인기와 아이젠하워와의 우정은 결국 스탈린의 예민한 감시망에 걸리고 말았다. 결국 주코프는 허위 혐의로 우랄 지방으로 좌천되었다.
1985년에야 코카콜라는 소련 시장에 정식 진출했고, 경쟁사 펩시콜라가 10년 넘게 유지해온 독점 체제를 깨뜨렸다. 하지만 주코프는 1974년에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렇기에 그는 소련 땅에서 '합법적으로' 코카콜라 한 병을 마셔볼 기회를 끝내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