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2월은 왜 28일뿐일까? 고대 로마 달력에서 찾은 윤년의 숨겨진 역사

"2월은 왜 하필 28일뿐일까?" 매년 2월이면 한 번쯤 떠올리게 되는 이 의문은 겉보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답을 들여다보면 시계도 망원경도 GPS도 없던 먼 옛날, 인류가 해와 달의 흐름을 관찰하며 다져 온 시간 개념의 긴 진화 과정과 이어져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윤년이 탄생한 배경과 함께,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의 월 이름에 얽힌 고대 로마의 역사를 차근차근 살펴봅니다.

1년은 원래 10개월? 고대 로마 달력의 실체

현재 그레고리력의 월 이름은 고대 로마 달력에서 유래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율리우스 카이사르 이전 로마의 달력은 10개월로 구성되어 있었고, 1년은 1월이 아닌 3월에 시작해 12월에 끝나는 구조였습니다.

연초의 네 달은 신화 속 신들의 이름을 따라 명명되었습니다:

  1. 마티우스(Martius): 전쟁의 신 마르스를 기려 명명, 31일
  2. 아프릴리스(Aprilis):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기려 명명, 30일
  3. 마이우스(Maius): 여신 마야를 기려 명명, 31일
  4. 유니우스(Iunius): 여신 주노를 기려 명명, 30일

그다음 달들은 달력상의 순번을 딴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퀸틸리스(Quintilis)는 다섯 번째 달로 31일, 섹틸리스(Sextilis)는 여섯 번째 달로 30일, 셉템버(September)는 일곱 번째 달로 30일, 옥토버(October)는 여덟 번째 달로 31일, 노벰버(November)는 아홉 번째 달로 30일, 그리고 데섬버(December)는 열 번째 달로 30일이었습니다.

이 10개월을 모두 합하면 304일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61일은 어디로 갔을까요? 놀랍게도 이 날들은 어떤 달에도 속하지 않은 '겨울의 날'로 취급됐습니다. 농업 중심 경제였던 당시, 파종이나 수확과 무관한 시기였기에 굳이 달력으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누마 폼필리우스의 개혁, 그리고 짝수 기피

이후 로마의 왕 누마 폼필리우스(Numa Pompilius)는 달력을 개편해 연초와 연말에 각각 한 달을 추가하고, 1년을 오늘날처럼 12개월로 재구성합니다. 이 개혁을 통해 음력 주기에 맞춘 새로운 달력이 만들어졌습니다.

주목할 점은 고대 로마인들이 짝수를 불길한 숫자로 여기며 불운의 상징으로 치부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기원전 713년, 누마 폼필리우스는 30일짜리 달들에서 하루씩을 제거하고 새로운 배열을 단행했습니다:

  1. 야누아리우스(Ianuarius, 1월): 문의 신 야누스를 기려 명명, 28+1=29일
  2. 마티우스: 31일
  3. 아프릴리스: 29일
  4. 마이우스: 31일
  5. 유니우스: 29일
  6. 퀸틸리스: 31일
  7. 섹틸리스: 29일
  8. 셉템버: 29일
  9. 옥토버: 31일
  10. 노벰버: 29일
  11. 데섬버: 29일
  12. 페브루아리우스(Februarius, 2월): 정화(淨化)의 달, 28일

또한 원래 28일이었던 1월에 하루를 더해 불길한 짝수에서 벗어나게 했고, 그 결과 페브루아리우스(2월)만이 유일하게 짝수 일수를 가진 달로 남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완성된 354~355일짜리 음력이 365일짜리 태양력과 맞지 않으면서, 계절에 맞추기 위해 특정 날을 추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입니다.

윤달 메르세도니우스, 그리고 카이사르의 최종 해결책

기원전 450년경 공화정 달력이 확립되면서 2년마다 윤달 하나가 추가되었습니다. 이 달은 용병들이 서비스 대가를 청구하던 시기라 하여 '메르세도니우스(Mercedonius)'라고 불렸는데, 단점은 이 달이 27일밖에 되지 않았고 달력에 삽입될 때마다 2월이 23일 또는 24일로 줄어든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무렵 역년을 366일 태양년에 맞추기로 결정하면서 2월의 원래 순서도 수정되어, 달력의 맨 끝자리에서 두 번째 자리로 옮겨지게 됩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기원전 45년에 찾아왔습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용병의 달을 폐지하고 오늘날과 동일한 일수 체계를 갖춘 율리우스력을 도입한 것입니다. 카이사르는 4년마다 하루를 더하는 윤년 제도를 마련했고, 그 하루는 가장 짧은 달이자 불길하게 여겨지던 2월에 더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변형과 다소 혼란스러운 수정을 거듭한 끝에, 2월은 평년에는 28일, 4년에 한 번은 29일을 가진 달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