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페루 푸노 칸델라리아 성모 축제 – 2월 한 달간 펼쳐지는 남미 최대 종교·문화 축제의 모든 것

매년 2월이면 페루 남부 고원 도시 푸노(Puno)는 온 세계가 주목하는 거대한 무대로 변신합니다. 칸델라리아 성모(Virgen de la Candelaria)를 기리기 위해 페루인과 외국인 방문객들이 일제히 몰려들고, 눈부신 가면과 의상, 환호하는 군중과 끊임없는 춤사위로 도시 전체가 들썩입니다. 기적의 주님 행렬에 이어 아메리카 대륙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종교 집회인 이 축제는, 볼리비아의 오루로 카니발,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남미 최대급 문화·예술·춤의 향연입니다. 알티플라노(Altiplano)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디아블라다(Diablada), 모레나다(Morenada), 툰투나(Tuntuna)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의상과 장엄한 인물들의 퍼레이드가 거리를 가득 채웁니다. 지금부터 칸델라리아 성모 축일의 유래와 그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칸델라리아 성모 축일의 유래

칸델라리아 성마리아 기념일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 섬에서 유래된 성모 마리아 관련 축제입니다. 이 기념일의 핵심 날짜는 매년 2월 2일로, 예루살렘 성전에서 메시아가 현현하고 아드님의 탄생 후 동정 마리아가 '정결 예식'을 거치는 성서 속 에피소드를 기념합니다.
성상학적으로 칸델라리아 성모는 오른팔에 아기 예수를 안고, 왼손에는 양초를 든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바로 이 양초(candela)가 성모님의 호칭에 '칸델라리아'라는 이름을 붙인 상징입니다. 은유적으로 마리아가 손에 든 빛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져오시는 빛, 즉 인류의 길잡이가 되어 세상을 그리스도교 가치의 길로 인도할 빛을 상징합니다.

테네리페 섬에 전해지는 발현 전설

바실리카 데 라 칸델라리아(Basílica de la Candelaria)에는 원래 칸델라리아 성모 조각상이 보존되어 있었으나, 이 성상은 1826년 섬을 강타한 대폭풍으로 많은 건물과 함께 소실되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테네리페 섬의 두 관체(Guanche) 목자가 가축을 동굴로 몰아넣으려던 순간, 평소와 달리 소들이 목자의 명령에 따르기를 거부했습니다. 놀란 두 사람이 동굴 입구를 살피자 바위 위에 여인의 형상이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고, 가축을 두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명이 그 형상을 옮기려 했지만 손이 닿는 순간 팔이 움직이지 않게 되었고, 다른 한 명이 칼로 형상을 공격하려 하자 오히려 날카로운 무기에 베여 다치고 말았습니다. 두 사람은 즉시 그것이 초자연적인 존재임을 깨달았습니다.

신대륙으로 퍼져 나간 성모 공경

식민지 시대 카나리아 제도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신대륙으로 향하는 선박의 필수 기착지였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칸델라리아 성모에 대한 공경은 남미와 북미로 건너가 퍼져 나갔습니다. 오늘날 '카나리아의 성모'라고도 불리는 칸델라리아 성모는 페루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쿠바, 에콰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니카라과, 파나마,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푸에르토리코, 미국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큰 축제로 기려지고 있습니다.

페루 푸노, 칸델라리아 성모 축제의 중심지

페루에서는 해발 3,827m에 위치한 도시 푸노에서 이 종교 축제가 성대하게 열립니다. 푸노의 수호성인인 칸델라리아 성모를 기리는 축제는 매년 2월 첫 보름 동안 거행되며, 각자의 댄스 스쿨을 운영하는 수많은 무용단이 참여해 페루 최대의 문화·예술·춤의 표현을 선보입니다. 볼리비아의 오루로 카니발, 브라질의 리오 카니발과 함께 남미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축제의 중심일인 2월 2일에는 본당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고, 신자들은 성모님께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미사가 끝난 후에는 교구민과 악단이 함께하는 행렬이 이어집니다. 같은 날 이른 새벽에는 댄스 단체들이 지난 축제에 함께했던 고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묘지를 찾는 전통도 있습니다.

70,000명이 하나 되는 문화의 향연

아이마라, 케추아, 스페인 문화가 융합된 이 축제에는 음악가, 무용수, 장인, 의상·신발 제작자는 물론 수많은 관광객까지 평균 70,000명이 운집합니다. 페루의 위대한 원주민 작가 호세 마리아 아르게다스(José María Arguedas)는 이주민들과 신화적 기념 행사가 만들어내는 활기 넘치는 분위기 때문에 푸노를 "페루의 또 다른 수도"라고 불렀습니다.

1985년 11월, 법령 제24325호를 통해 푸노는 공식적으로 '페루 민속의 수도'로 선포되었으며, 이 칭호는 종교적 기원을 지닌 이 대규모 축제 덕분에 얻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어 2003년에는 국립문화원(Instituto Nacional de Cultura)이 칸델라리아 성모 축제를 페루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칸델라리아 성모에 대한 숭배는 더욱 깊어졌고, 푸노 주민들의 독실한 헌신과 더불어 농작물의 풍년에 감사를 전하는 '파차마마(Pacha Mama, 대지의 어머니)' 숭배까지 어우러져 축제의 정신적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