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최후의 저항: 풍경 속에 남은 제2차 세계대전의 흔적을 담은 사진들

마크 윌슨, 15년간 풍경에 새겨진 인간의 흔적을 기록하다

런던 출신 사진작가 마크 윌슨(Mark Wilson)은 지난 15년간 인간이 자연 풍경에 남긴 변화의 흔적을 꾸준히 기록해 왔습니다. 그의 최신 프로젝트 '더 라스트 스탠드(The Last Stand)'는 영국과 북유럽 대지에 아직도 남아 있는 20세기 전쟁의 자취를 카메라에 담은 작업입니다.

4년간 143곳의 해안을 탐방한 대기록

'더 라스트 스탠드: 노던 유럽(The Last Stand. Northern Europe)'은 2010년부터 약 4년에 걸쳐 진행된 그의 작업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결과물입니다. 영국과 채널 제도, 프랑스 북부와 서부, 덴마크, 벨기에, 노르웨이까지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 총 143곳의 지점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 인상적인 기록 속에는 해안가에 우뚝 서 있는 군사 방어 시설들의 압도적인 규모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늘날 이 구조물들은 사람의 손길이 끊긴 채 신비로운 분위기의 풍경 위에 홀로 남겨진 폐허가 되었습니다.

37,000킬로미터의 여정, 86장의 사진

37,000킬로미터가 넘는 긴 여정의 결실인 86장의 사진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건설된 방어 시설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 비극적인 전쟁 당시 연합군과 나치 독일은 모두 북유럽 해안을 벙커와 포좌, 그리고 적의 상륙을 막기 위한 거대한 장애물로 철저히 요새화했습니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 이후 연합군은 이 모든 요새를 버리고 떠났고, 8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유령 같은 흔적만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날씨와 조수가 좌우한 촬영 현장

마크 윌슨의 작업이 순탄하기만 했을 리 없습니다. 사진의 성패는 날씨에 달려 있었고, 밀물과 썰물을 반복하는 조수의 변덕 또한 큰 변수였습니다. 조수는 어떤 순간에는 석조 건축물을 물속 깊이 가려버리고, 또 어떤 순간에는 그 위엄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종말 이후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풍경

그의 사진에 담긴 풍경은 마치 아포칼립스가 한번 스치고 간 듯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멀지 않은 과거에 일어난 격변의 현장에서, 인간이 세운 건축물만이 그때의 참상을 증언하는 유일한 목격자처럼 느껴집니다.

출간 정보

이 책은 트리플카이트 퍼블리싱(Triplekite Publishing)에서 출간되었으며, 총 176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전쟁의 행보가 생생히 그려지고, 그곳에서 목숨을 구하기도 잃기도 했던 병사들의 함성과 포성의 메아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한 깊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Via: W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