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영국을 겨냥한 V2 로켓 기지, 프랑스 북부의 거대 벙커 '헬포트 돔'의 비밀

칼레 해협에 숨겨진 나치 독일의 비밀 기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은 프랑스 해안 전역에 걸쳐, 특히 영국 본토와 가장 가까운 칼레 해협 일대에 수많은 공격·방어 시설을 건설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앞서 소개한 적 있는 미무예크(Mimoyecques) 요새입니다.

영국을 겨냥한 V2 로켓 기지, 프랑스 북부의 거대 벙커  헬포트 돔 의 비밀

또 다른 인상적인 구조물이 바로 생톰르(Saint-Omer) 인근 엘포(Helfaut) 지역에 세워진 헬포트 돔(Dome of Helfaut)입니다. V2 로켓 발사 기지로 계획된 이 시설의 공사는 1943년 11월 시작되었으며, 코드명은 바우포어하벤 21(Bauvorhaben 21, 건설 프로젝트 21)과 숏터베르크 노르트베스트(Schotterwerk Nordwest, 북서부 자갈 공장)였습니다.

오래된 백악 채석장 위의 거대한 콘크리트 돔

이 시설은 오래된 백악 채석장 위를 통째로 덮는 거대한 콘크리트 돔으로, 그 아래에는 터널, 창고, 병영, 발사용 사일로가 파여 있었습니다.

건축가 알베르트 슈페어(Albert Speer)와 엔지니어 프란츠 자버 도르슈(Franz Xaver Dorsch)의 원래 설계안은 100만 톤의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길이 7km에 달하는 터널 네트워크와 액체산소 생산 설비까지 포함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였습니다. 모든 것을 보호하는 돔은 지름 71미터, 두께 5미터, 무게 무려 55,000톤에 이릅니다.

영국을 겨냥한 V2 로켓 기지, 프랑스 북부의 거대 벙커  헬포트 돔 의 비밀

돔 아래의 육각형 대공간과 두 개의 터널

돔 바로 아래에는 지름 약 41미터, 높이 33미터 규모의 거대한 육각형 홀이 조성되었는데, 이는 중간층 약 10개 분량에 해당하는 공간입니다. 발사될 로켓들은 바로 이곳에서 준비되었습니다. 이 홀에서는 각각 폭 4미터, 높이 17미터인 두 개의 터널이 시작되는데, 이름하여 구스타프(Gustav)와 그레첸(Gretchen)입니다. 터널 끝에는 발사 플랫폼이 마련되어 있었고, 로켓들은 철도를 통해 이곳까지 운반되었습니다.

1,400명의 노동력이 동원된 공사 현장

공사에는 약 1,400명의 노동자가 투입되었습니다. 숙련된 독일인 기술자, 베스트팔렌 지방 출신 광부, 강제 노역에 동원된 프랑스인, 그리고 소련군 포로들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영국을 겨냥한 V2 로켓 기지, 프랑스 북부의 거대 벙커  헬포트 돔 의 비밀

연합군의 공습과 좌절된 계획

돔은 엔지니어 베르너 플로스(Werner Flos)가 설계했습니다. 그는 연합군의 공격으로부터 시설을 지키기 위해 먼저 채석장 위에 돔을 완성한 뒤, 그 아래로 터널과 나머지 시설을 파내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연합군은 이미 1944년 1월 정찰기를 통해 이 계획을 파악한 상태였고, 이후 이 시설에 대한 끊임없는 공습을 이어갔습니다.

독일의 계획은 남잉글랜드 방면으로 하루 수십 발의 로켓을 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사는 끝내 완성되지 못했고, 시설이 실전 배치되는 일도 없었습니다. 연합군 항공기의 폭격은 돔 자체에는 큰 흔적조차 남기지 못했지만, 돔 주변 지역과 기초 공사까지 피해가 워낙 심해져 작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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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군사 기지, 역사 박물관으로 재탄생

1944년 9월 이 부지는 연합군에게 점령되었고, 처칠은 부분 철거를 명령했습니다. 이후 오랫동안 방치되던 이곳은 1997년 박물관으로 개조하는 복원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돔 아래로 2미터를 추가로 굴착했고, 원래 계획되었던 터널 공사도 완성했습니다. 입구 터널 끝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면 돔 아래 육각형 홀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이곳에는 독일 탄도 미사일의 역사를 다룬 메인 전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이곳에는 플라네타리움(천체 투영관)도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