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 프랑스 혁명이 남긴 근대 민주주의의 초석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 프랑스 혁명이 남긴 근대 민주주의의 초석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Déclaration des droits de l'homme et du citoyen)'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의 핵심 성과물로, 근대 입헌주의와 인권 사상의 토대가 된 역사적 문서입니다. 봉건적 특권과 절대 왕정에 맞서 모든 인간이 태생적으로 지닌 자연권을 선포한 이 선언은 이후 세계 각국의 헌법과 국제인권규약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래 글은 1789년 8월 20일, 21일, 23일, 24일, 26일 및 10월 1일자 국민의회 회의록에서 발췌한 것이며, 같은 해 10월 5일 국왕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서문

프랑스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국민의회는, 인간의 권리에 대한 무지와 망각, 경멸이야말로 공공의 불행과 정부 부패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국민의회는 인간의 자연적이고 양도할 수 없으며 신성한 권리를 장엄한 선언의 형태로 밝히기로 결의하였다.

그 목적은 이 선언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항상 새겨져 그들의 권리와 의무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도록 하는 데 있으며, 입법권과 행정권의 행위가 언제든 모든 정치 제도의 목적과 비교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존중을 더욱 강화하는 데 있다. 나아가 시민들의 요구가 이제부터 단순하고 논쟁의 여지가 없는 원칙 위에 근거하여, 언제나 헌법의 유지와 모든 사람의 행복으로 귀결되도록 하는 데 있다.

이에 국민의회는 최고 존재의 면전에서, 그리고 그 보호 아래 다음과 같은 인간과 시민의 권리를 인정하고 선언한다.

선언 조항

제1조 — 사람은 자유롭고 권리에 있어 평등하게 태어나며, 그렇게 살아간다. 사회적 구별은 오직 공공의 이익에 근거할 수 있을 뿐이다.

제2조 — 모든 정치적 결합의 목표는 인간의 자연적이며 시효로 소멸되지 않는 권리를 보존하는 데 있다. 이러한 권리란 자유, 재산, 안전, 그리고 억압에 대한 저항이다.

제3조 — 모든 주권의 원리는 본질적으로 국민에게 있다. 어떠한 단체나 개인도 국민으로부터 명시적으로 유래하지 않는 권위를 행사할 수 없다.

제4조 — 자유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각 개인의 자연권 행사는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이 동일한 권리를 누릴 수 있음을 보장하는 한계 외에는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으며, 이러한 한계는 오직 법률로만 정해질 수 있다.

제5조 — 법은 사회에 해가 되는 행위만을 금지할 권리가 있다. 법률이 금지하지 않은 것은 방해받을 수 없으며, 법률이 명령하지 않는 일을 하도록 강요당할 수도 없다.

제6조 — 법은 일반 의지의 표현이다. 모든 시민은 개인적으로 또는 대표자를 통해 법의 형성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법은 보호하든 처벌하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해야 한다. 법 앞에서 평등한 모든 시민은 능력에 따라, 그리고 덕성과 재능 외에 어떠한 차별도 없이 모든 공직, 직위와 공무에 동등하게 임용될 수 있다.

제7조 — 어떤 사람도 법이 정한 경우와 법이 규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서는 고발, 체포 또는 구금될 수 없다. 자의적인 명령을 요청하거나 발부하거나 집행하거나 집행하게 하는 자는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나 법에 따라 소환 또는 체포된 시민은 즉시 복종해야 하며, 저항함으로써 스스로 유죄가 된다.

제8조 — 법은 엄격하고 명백히 필요한 형벌만을 정해야 하며, 누구도 죄가 저질러지기 전에 제정·공포되고 적법하게 적용된 법률에 의하지 않고서는 처벌받을 수 없다.

제9조 — 모든 사람은 유죄로 선언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체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신원 확인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모든 가혹행위는 법률에 의해 엄중히 처벌되어야 한다.

제10조 — 그 표현이 법률로 확립된 공공 질서를 해치지 않는 한, 누구도 자신의 의견, 심지어 종교적 의견 때문에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

제11조 — 사상과 의견의 자유로운 소통은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권리 중 하나이다. 따라서 모든 시민은 법률이 정한 경우에 이 자유의 남용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 외에는 자유롭게 말하고, 쓰고, 인쇄할 수 있다.

제12조 — 인간과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공공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공공력은 특정인의 사적 이익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해 설립되어야 한다.

제13조 — 공공력의 유지와 행정 비용 충당을 위해서는 공동 납세가 필수적이다. 이는 모든 시민에게 그 능력에 비례하여 균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제14조 — 모든 시민은 개인적으로 또는 대표자를 통해 공공 납세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이를 자유롭게 승인하며, 그 사용을 감독하고, 세액·과세 기준·징수 방식과 기간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

제15조 — 사회는 모든 공무원에게 그 행정에 대한 책임을 물을 권리가 있다.

제16조 — 권리의 보장이 확립되지 않고 권력 분립이 확정되지 않은 사회에는 헌법이 없다.

제17조 — 재산은 침해할 수 없고 신성한 권리이므로, 합법적으로 확립된 공공의 필요가 명백히 요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리고 사전에 정당한 보상이 지급된다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누구도 이를 박탈당할 수 없다.

역사적 의의

이 선언은 '주권재민', '법 앞의 평등', '죄형법정주의', '재산권 보장' 등 현대 민주주의 국가가 지켜야 할 기본 원칙들을 최초로 체계적으로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제16조에 담긴 '권력 분립 없이는 헌법이 없다'는 명제는 삼권분립 체제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으며, 1948년 세계인권선언을 비롯한 근대 인권 문서들에도 그 정신이 고스란히 계승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