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제국 요트 '아이글호', 수에즈 운하로 진입하다 — 10만 군중이 지켜본 역사적 항해

제국 요트  아이글호 , 수에즈 운하로 진입하다 — 10만 군중이 지켜본 역사적 항해

1869년 11월, 수에즈 운하 개통 축하 행사는 성대하게 이어졌다. 무슬림 기도가 끝나자 최고위 종교 지도자인 그란드 울라마가 축사를 낭독했고, 이어 기독교 성직자들이 감사 찬가 '테 데움(Te Deum)'을 불렀다. 의식은 바우어(Bauer) 주교의 긴 연설으로 막을 내렸다.

저녁에는 케디브(이집트 총독)가 주관하는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았고, 깃발과 현수막으로 가득 장식된 포트사이드(Port-Saïd) 전역이 화려하게 조명되며 축제의 열기가 계속되었다.

운하로 향하는 '아이글호'

프랑스 황실 요트 '아이글(L'Aigle, 독수리)호'가 선두에 서서 운하로 진입했다. 저녁 8시 반, 아이글호는 거대한 나무 피라미드 두 개로 가려진 운하 입구를 통과했다. 폭 18미터, 길이 99미터에 달하는 대형 선박이었지만, 요트는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정밀한 항해를 이어갔다.

1시간 15분 만에 포트사이드에서 14킬로미터 떨어진 라젤에크(Raz-el-Ech)에 도착했고, 12시 반에는 칸타라(Kantara)를 통과했다. 결국 4시간 동안 44킬로미터를 항해한 셈이다.

칸타라에서 아이글호는 이집트 해군 함선 '라티프(Latif)'호의 경례를 받았다. 그곳에는 굴착 작업으로 형성된 두 개의 거대한 언덕이 솟아 있었는데, 푸른 식생으로 덮인 양안 위에 대형 문양 장식이 세워져 있었다. 하나에는 "황후 만세!", 다른 하나에는 "이스마일에게, 칸타라의 도시에서"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스마일리아의 열광

한편 이스마일리아(Ismailia)에서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고 있었다. 갖가지 인종과 복장을 갖춘 군중들이 이 신생 도시의 넓은 거리를 가득 메웠고, 도시는 마치 잎사귀와 꽃으로 뒤덮인 거대한 요람처럼 보였다.

낙타나 단봉낙타를 탄 사막의 베두인들은 어깨에 총을 멘 채 행진했고, 보행자가 이끄는 낙타 행렬에는 식량과 천막, 각종 부속품들이 가득 실렸다. 이집트 마을의 셰이크들이 모두 티마호(Lake Timsah) 호숫가에 모여든 듯 그 인파가 어마어마했다.

유럽 초청객과 관광객들은 숙소를 찾았지만 아무것도 구할 수 없었다. 모든 호텔은 물론 개인 주택까지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부왕(케디브)의 세심한 배려가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주었다. 그의 명령에 따라 침대 여러 개를 갖춘 천막 줄이 민물 운하를 따라 설치되어, 곤경에 처한 이들에게 크게 감사받는 임시 숙소를 제공했다. 현지인들 역시 도시와 민물 운하 사이에 질서 없이 천막을 쳤지만, 이 무질서는 오히려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냈다.

군중은 매 순간 불어났다. 케디브의 계산에 따르면 17일과 18일 이틀 동안만 해도 무려 10만 명에 달했다. 군중들의 흥분은 대단했지만, 기쁨과 확신에 찬 흥분이었다. 사람들은 강변을 따라 지평선에 나타날지 모르는 배 한 척, 연기를 뿜으며 다가올 배 한 척을 애타게 기다렸다.

수에즈 방면에서 온 배들

마침내 오후 4시 반경, 검붉은 증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정면이 아니라 후방, 포트사이드 쪽이 아니라 수에즈(Suez) 쪽에서였다. 사람들은 놀라고 의아해했지만, 곧 이 증기선들이 홍해와 이스마일리아 사이 운하를 거의 다 건넌 세 척의 이집트 선박의 선봉임을 알게 되었다.

거의 같은 시각, 아이글호가 엘기스르(El Guisr) 관문의 거대한 참호 양안 사이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국 요트는 고요한 물결 위를 느리게, 일종의 평온한 위엄을 갖추어 침묵 속을 전진했다. 마치 자신이 개척하고자 하는 새로운 운명을 생각에 잠긴 듯이.

우레 같은 환호와 드 레셉스의 귀환

아이글호가 소리가 닿는 거리 안으로 들어오자 우레 같은 환호가 터져 나왔다. 황후 유제니(Eugénie) 자신도 이 분위기를 북돋았다. 그녀는 일종의 신호로, 관중들이 열광해야 할 첫 번째 대상이 누구인지 알려주었다. 바로 수에즈 운하의 설계자 페르디낭 드 레셉스(Ferdinand de Lesseps)였다.

30분 후, 제국 요트는 티마호 호수에 진입했다. 세 척의 이집트 군함이 예포로 맞이했고, 여기에 부왕이 이번 행사를 위해 이스마일리아로 데려온 포병 연대가 운용하는 육상 포대의 발포 소리가 더해졌다. 아랍인들이 기쁨을 표현하는 온갖 악기 소리가 울려 퍼졌고, 왕실 접대 역사상 유례없는 이 광경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다양한 인종들의 열광과 감사의 함성이 하늘을 찔렀다.

닻이 내려지자마자 케디브는 서둘러 아이글호에 올랐다. 황후에게 경의를 표한 뒤, 그는 드 레셉스를 뜨겁게 끌어안았다. 10년에 걸친 대역사(大事業)의 완성을 확인하는, 감격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