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역사
1913년 터키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뒤, 젊은 투르크(Young Turks)는 전제 통치에 지친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국가를 분리하려 했습니다. 1914년 1월, 러시아를 비롯한 열강들은 술탄에게 아르메니아인에 대한 박해를 끝내라는 '아르메니아 개혁안'에 서명하도록 압박했습니다. 당시 아르메니아인들은 폭동(pogrom)의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같은 해, 제국은 독일과 함께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언어 또한 터키인들과 달랐습니다. 1914년 아르메니아인들은 오스만 제국의 일부였지만, 자신들의 나라라 부를 만한 나라는 없었습니다. 언어 자체가 이미 두 민족 사이의 거리를 보여주었고, 아르메니아는 로마, 페르시아, 아랍, 터키 등 이민족의 지배를 받으며 온전히 독립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와 가까워지며 오스만 제국에서 서서히 멀어지는 듯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오스만 제국이 독일 편에 섰다면, 러시아는 프랑스 편에 섰습니다.
종교의 역사
러시아가 독일과 전쟁 중이던 시절, 터키인들은 아르메니아인의 충성심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르메니아인은 기독교도였고 터키인은 무슬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아르메니아인이 인근의 정교회 국가 러시아와 손잡고 배신할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결국 소수자였던 아르메니아인을 제거하는 것이 해결책으로 여겨졌습니다.
실제로 1908년부터 아르메니아인들을 '터키화'하고 떠나도록 압박하는 새로운 폭동들이 일어났습니다. 1915년 봄, 러시아군의 진격으로 반(Van) 지역이 오스만 제국의 손에서 빠져나가면서 봉기가 촉발되었습니다. 러시아가 장악하면 권력 관계가 뒤집혀 아르메니아인이 터키인보다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 무렵 아르메니아인은 위협으로 간주되었습니다. 1908년부터 집권한 젊은 투르크는 제국을 유지하려 했지만 기독교도를 내부의 적으로 보았고, 민족국가 건설을 위해 아르메니아인의 강제 이주와 살육을 감행했습니다.
프랑스 외교관 폴 캉봉(Paul Cambon)은 서신에서 “실제로 기독교도와 무슬림 사이에는 영원한 갈등이 존재한다”고 적었습니다. 아르메니아인 중에는 정교회 신자, 가톨릭 신자, 심지어 개신교 신자도 많았습니다. 언어뿐 아니라 종교까지, 하나의 제국 안에서 두 민족을 가르는 경계가 된 것입니다.
대학살의 역사
경찰은 먼저 아르메니아 활동가들을 색출하기 시작했고, 1915년 2월 제말 파샤(Djemal Pasha)는 아르메니아인 강제 이주를 실행했습니다. 처참한 상황 속에서 반 지역의 아르메니아인들은 4월 20일 봉기를 일으켰지만, 이는 젊은 투르크가 자신들의 행동에 명분을 부여하기 위해 오히려 바라던 것이기도 했습니다.
4월 24일, 이스탄불에서 수백 명의 아르메니아인들이 체포되어 연행되었습니다. 이후 5월 19일부터 8월 29일 사이에 메소포타미아로 이송되었습니다. 이들은 열차에 실려 이동했는데, 마치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물 한 모금 없이, 아무것도 없이. 이미 수많은 사망자를 낸 여정 끝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사막에 내버려져 극도로 쇠약해졌습니다. 젊은 투르크는 반 지역을 잃은 것이 주로 그곳에 모여 살던 아르메니아인들의 탓이라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습니다.
열차에서 살아남은 아르메니아인들은 1944년 수용소 수감자들이 겪었던 것과 흡사한 죽음의 행진을 강요당했습니다. 그리고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게 만들어진 수용소에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약 150만 명의 아르메니아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기억의 의무는 무엇인가?
오늘날까지도 터키는 이 대학살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1918년 살아남은 사람들로 아르메니아 공화국이 세워졌고, 1920년에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되었습니다. 아르메니아는 1991년에야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터키는 여전히 대학살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젊은 투르크는 이 나라의 영웅이자 긍지였기 때문입니다. 설령 150만 명의 죽음이 있었다 해도, 그들이 지닌 아름다운 이미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듯합니다.
이제 이 비극을 직접 겪은 사람들의 후손들이 인정과 용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들은 언젠가 그 답을 얻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