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베르됭 전투: 쓰라린 승리, 그 처참한 대가

영토는 없고, 희생만 남았다

정복한 영토는 사실상 제로였지만, 그 대가로 치러진 손실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양측 모두에게 끔찍한 고통이 계속된 10개월의 전투 끝에, 프랑스군은 무려 37만 8천 명(전사 6만 2천 명, 실종 10만 1천 명 이상, 부상 21만 5천 명 이상, 그중 상당수가 영구 장애를 입음)이라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독일군의 손실 또한 33만 7천 명에 달했습니다.

전투 기간 사용된 포탄은 약 2,200만 발에 이르렀으며, 그중 최소 4분의 1은 불발탄으로 남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열 달이라는 긴 세월 동안 병사들은 가장 야만적인 모습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비와 혹한, 눈보라, 그리고 불과 쇠의 시련을 견뎌야 했고, 죽음과 홀로 마주한 많은 병사들은 스스로가 짐승의 경지로 전락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모든 희생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이 모든 희생은 결국 헛된 것이었을까요? 단 몇 평방킬로미터의 땅을 두고 목숨을 내던졌지만, 전투가 끝난 후 그곳에는 생명이 사라진 죽음의 황무지만 남았습니다. 베르됭 전투 하나만으로도 이 전쟁, 나아가 모든 전쟁의 부조리와 낭비를 고스란히 상징할 수 있습니다.

90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 있는 전쟁의 상흔

베르됭 전투로부터 90년이 지난 오늘, 그곳의 숲은 다시 푸르게 자라났습니다. 하지만 전쟁의 후유증은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이른바 '레드 존(Red Zone)'이라 불리는 지역의 토양은 불발탄과 화학 물질로 심각하게 오염된 채,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되돌아온 녹음 뒤에 감춰진 이 상처는 전쟁이 남긴 유령처럼, 우리에게 그 참혹했던 역사를 끊임없이 일깨워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