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철과 불의 눈사태: 타라와 상륙작전 개시의 순간

결전의 새벽, 타라와 앞바다에 서다

11월 20일 새벽, 힐(Hill) 제독이 지휘하는 함대가 타라와(Tarawa) 환초 앞바다의 지정 진지에 도착했을 무렵, 섬을 지키던 일본 수비대는 자신들의 운명이 거의 다해갔음을 직감했을 것이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압도적인 전함과 수송선의 대규모 배치조차, 그들을 용기를 보이지 못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오전 5시 7분, 일본군은 203mm 해안포 두 문으로 응사를 시작하며 환초에서 약 10km 떨어진 환승 해역을 향해 포탄을 쏟아냈다. 이곳은 곧 상륙부대가 수송선에서 하선하여 집결하는 구역이었다.

베티오를 덮친 함포 사격의 폭풍

힐 제독의 기함 메릴랜드(Maryland)호가 406mm 주포를 일제히 발사하자, 지원 부대 소속의 전함 3척, 순양함 6척, 구축함 9척이 화력을 하나로 모아 베티오(Betio) 섬에 집중 포격을 퍼붓었다. '철과 불의 눈사태'라 불릴 만한 이 막대한 포화 앞에서 일본군의 해안포대는 순식간에 잔인하게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섬 위로 거대한 연기와 먼지 기둥이 솟아올랐다. 함선들은 주기적으로 사격을 중단하고, 항공모함에서 이륙한 폭격기와 전투기에게 폭격의 길을 내주었다. 함포와 공습이 교차하는 가운데, 베티오 섬은 점차 불바다로 변해갔다.

거친 파도 속 상륙 준비

바다 위에서는 상륙부대가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제8해병연대 1개 대대로 증강된 제2해병연대 병력들은 수송선에서 하선하여 LVT 상륙장갑차, 그리고 화기를 실은 LCVP와 중형전차를 싣은 LCM에 분승했다. 각종 상륙정은 대열을 정렬한 뒤, 상당히 거친 해상 조건 속에서 석호 내부의 출발선까지 이어지는 약 5km의 접근 항행에 나섰다.

스미스(Smith) 장군은 요새화된 섬에 접근할 해안을 신중하게 골랐다. 기뢰가 설치될 가능성이 가장 낮은 해변을 택한 것이다. 항공 정찰 결과, 일본군은 마지막 순간까지 그 해변들을 사용해 왔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석호로 들어가는 상륙 선단

지휘함 역할을 맡은 두 척의 소해함이 앞서길 인솔한 가운데, 상륙장갑차들과 상륙정들은 산호초 두 줄기 사이에 개설된 통로를 따라 석호 안으로 진입했다. 일본군 연안포대가 첫 물결의 상륙정들을 향해 포문을 열려는 순간, 역시 석호 안으로 들어온 두 척의 구축함이 즉각 반격하여 그들을 침묵시켰다.

그러나 수송선과 상륙정의 동작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항해 시간은 길어졌고, 힐 제독은 각 상륙 물결이 석호 안에서 대형을 갖추기를 기다리기 위해 총공격 개시 시각(H시)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세 개의 해변, 붉은 목표 지점

상륙 목표는 세 개의 해변, 이른바 레드 1·2·3(Red 1, 2, 3)으로 나뉘었다. 각 해변에는 한 개의 하위 부대가 배정되었으며, 새의 형상을 닮은 베티오 섬에서 각각 새의 부리, 목, 배에 해당하는 구역을 담당했다.

새의 다리에 해당하는 지역은 약 500m에 걸쳐 뻗어 있었는데, 해안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의 장벽 산호초 위로 돌출된 석재 방파제로 이루어져 있었다. 오전 8시 55분, 대담한 저격수 특공대가 이 부두 끝에 첫발을 내디뎠고, 적의 무기를 은닉할 수 있는 모든 건물과 구조물을 체계적으로 파괴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