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보트라는 적, 어디에 있는가
U보트(독일 잠수함)가 연합군에게 던진 첫 번째 난제는 바로 '위치 파악'이었고, 두 번째는 이를 격침시키는 일이었다. 1917년, 연합군 잠수함 탐지 위원회(Allied Research Commission for the Detection of Submarines)는 첫 번째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랜 기간 진지한 연구를 거듭했고, 마침내 전쟁이 끝나갈 무렵 음파를 이용해 수중의 선박을 탐지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정확도가 높지 않았지만, 이 새로운 무기는 위원회 명칭의 약자를 따 'ASDIC(아딕)'이라 불렸다. 그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음파 펄스, 즉 일종의 '두드림'을 물속으로 발사하면, 이 파동은 물을 타고 퍼져 나가다가 잠수함에 부딪혀 되튕겨 나오고, 이를 송신선이 감지하는 방식이다. 음파가 발사된 순간부터 되돌아올 때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하고, 물속에서의 음파 전파 속도를 계산에 더하면 잠수함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었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대체 불가능한 장비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물속의 음속은 결코 일정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음속은 수온, 염분, 밀도 등 다양한 환경 요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ASDIC은 충분히 유용한 장비였고, 1930년부터는 영국 왕립해군(Royal Navy) 소속 거의 모든 함선에 장착되었다. 집중적인 훈련을 거친 승조원들은 상당수의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탐지해낼 수 있게 되었다.
미국 역시 같은 목적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들이 개발한 장치는 'SONAR(소나, Sound Navigation and Ranging)'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1939년 당시 ASDIC과 SONAR는 수중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였다.
안타깝게도 실전 경험은 곧바로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두 장치 모두 기대만큼의 성능을 내지 못했던 것이다. 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장치의 품질과 성능 개선에 매달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잠수함 함장은 ASDIC 조작병이 겪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수심층마다 다른 물의 밀도 차이와, 음파를 왜곡하거나 흡수시키는 각종 자연 현상을 교묘히 활용해 탐지 작전을 무력화할 수 있었다.
아딕(ASDIC)의 작동 원리
ASDIC은 음파 펄스를 발사하고, 이 파동이 장애물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사음(에코)을 수신하는 송수신기로 구성되어 있다. 펄스를 발사한 시점부터 반사음이 돌아올 때까지 걸린 시간은 목표물의 규모와 위치를 가늠하는 핵심 단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