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Fi 103 라이헨베르크: 히틀러의 V1 '자살' 비행 폭탄의 실체

Fi 103 라이헨베르크: 히틀러의 V1  자살  비행 폭탄의 실체

Fi 103, 즉 '라이헨베르크(Reichenberg)'는 조종석과 조종 장치를 갖춘 V1 비행 폭탄의 유인 버전이었다. 독일 본토로 진격하던 연합군은 이런 유인 비행 폭탄을 다수 발견했고, 별다른 의심 없이 이것이 자살 임무에 투입될 무기라 결론 내렸다.

연합군은 나치 체제에 헌신한 독일인들이 이 폭탄을 몰고 런던 등지의 선정된 목표물에 충돌하며 목숨을 바칠 것이라 믿었다. 확실한 전과를 거두기 위해서였다.

당시 태평양에서는 일본의 가미카제 특공기가 미국 함선들을 상대로 정기적인 자살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고, 일본은 유인 비행 폭탄 '오카(Ohka)'까지 선보인 상황이었다. 따라서 광신적인 나치 독일 역시 뒤처지지 않았으리라 추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진실은 더 소박했다

그러나 실상은 훨씬 평범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독일 기술자들은 이 항공기들이 V1의 비행 성능을 연구하고 필요한 설계 개선점을 찾기 위해 제작되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의 연구는 라이헨베르크 계획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밝혀냈다. V1을 유인 항공기로 개조한 것은 적어도 초기에는 그 공력적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V1이 일반 항공기처럼 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탄두를 제거하고 기관포나 로켓으로 대체하자는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이 항공기는 엔진을 시동할 수 있는 속도에 도달할 때까지 공중에서 견인되어 발사되었다. 이후 가장 가까운 적 폭격기 편대로 향해, 예상 자율 비행 시간인 30~45초 동안 최대한 많은 적기를 격추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조종사는 임무 후 기지 방향으로 활공해 일회용 항공기를 버리고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방식이었다.

요격기 구상에서 자살 폭탄으로

그러나 이 요격기 구상은 큰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실제로 이 항공기를 자살 비행 폭탄으로 운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광신도들이 조종하는 유인 비행 폭탄이 선정된 핵심 목표물을 향해 날아갈 예정이었다. 과연 열광하는 자원자들이 대거 몰려들 것이라 기대할 수 있었을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자원자들은 나타났고, 약 150대의 V1이 유인형 라이헨베르크로 개조되었다. 그러나 준비가 완료될 무렵, 주요 목표였던 노르망디 해역의 연합군 함대는 이미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상륙 작전은 이미 성공적으로 완료된 상태였다.

결국 조종사들에게 철도역이나 교량 같은 덜 중요한 목표물에 충돌해 스스로 목숨을 끝내라는 요구가 이어지자, 그들의 열의는 급속히 식었고 유인 비행 폭탄 프로그램은 조용히 접어졌다.

Fi 103 라이헨베르크: 히틀러의 V1  자살  비행 폭탄의 실체

노획한 Fi 103 옆에 모습을 드러낸 영국 군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