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직접 설계한 군사 조직
군대의 정교한 편제와 철저한 규율은 모두 칸이 직접 다듬은 결과물로, 그의 뛰어난 통찰력이 응축된 결정체였다. 이 조직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십진법 체계에 기반을 두었다. 열 명으로 구성된 한 개 분대가 백 명을 이루고, 백 명이 천 명을, 천 명이 다시 '투멘(tumen)', 즉 만 명 규모의 기병 부대를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층층이 이어지는 지휘 구조
열 명으로 된 각 분대에는 반드시 지휘관이 있었다. 열 명의 분대장 가운데 한 명이 선발되어 백인대를 지휘했고, 열 명의 백인대장 중에서는 천인대를 맡는 자가 뽑혔는데, 보통 귀족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 열 명의 귀족 가운데 한 명이 투멘 전체를 통솔했다. 병사들은 하나로 뭉쳐 전진했으며, 서로에게 의존하는 운명공동체였다.
야삭이 규정한 집단 연대 책임
이 점에 관해 야삭(Yasaq)은 매우 엄격했다. 어떤 병사도 자신에게 배속된 십인대, 백인대, 천인대를 임의로 떠나 다른 부대에 합류할 수 없었다. 이 법을 어긴 자는 물론, 같은 십인대에 속한 아홉 명의 동료와 지휘관까지 함께 처형당했다. 더 나아가 같은 부대 소속 병사 열 명이 도주했는데 소속 백인대장이 이들을 붙잡지 못하면, 해당 백인대 전원이 사형에 처해졌다.
보조 부대의 확대와 몽골식 통합
칸은 보조 부대의 숫자가 몽골인 본대를 위협할 정도로 늘어나자 이 강력한 조직 체계를 즉각 적용했다. 보조 부대는 정복당한 적대 부족, 용병, 해방 여부와 무관한 노예, 자원입대자와 징집병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여기에는 타타르, 메르키트, 거란, 케레이트, 나이만, 오이라트, 키르기스, 옹구트, 탕구트, 금(킨)과 여진(주르체트) 계열 부족은 물론, 호라즘 변경에서 첩자로 자주 활용된 사르트(Sartes)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각 부대는 대개 몽골인의 지휘 아래 놓였다. 실제로 한 백인대 안에서 열 명의 몽골인 부관이 나머지 아흔 명의 충성을 맹세한 동맹 병사들을 이끄는 모습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이 피라미드 구조 안에서 인종 문제란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이가 평등하게 대우받았고, 똑같이 복종했으며, 죽음이 닥칠 때까지 서로 돕고 의지했다. 금 출신 노예든 황실의 왕자든 상벌의 기준은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천인대의 지휘관들은 물론 몽골 귀족들이었고, 투멘을 맡은 이들은 칸의 왕자들이거나 그가 깊이 신뢰하는 영웅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은 단 하루의 해이조차 허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