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부터 금속 보호 구조물로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는 '부 페레르' 난파선 해역으로 잠수하는 고고학자 • J. A. MOYA / BOU FERRER TEAM
우연한 발견의 시작
1990년대, 스페인 알리칸테 주의 작은 항구 도시 빌라호요사 요트 클럽 소속 스포츠 다이버였던 호세 부(José Bou)와 앙투안 페레르(Antoine Ferrer)는 자신들이 가장 즐기던 취미 활동, 즉 이 해역에 가라앉은 어선들을 찾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발견한 배의 잔해와 그 위를 덮고 있는 수중 생태계를 사진으로 담아, 자신들의 배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하던 어부들에게 보여주곤 했습니다.
1999년 말 어느 날, 기대했던 성과 없이 잠수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부와 페레르는 얼마 전 항구 근처에 일부러 침몰시킨 목조 어선 라 바르케타(La Barqueta)를 찾아 나섰습니다.
걸린 닻이 운명을 바꾸다
두 다이버에게는 라 바르케타가 침몰한 좌표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음파 탐지기를 이용해 현장에서 배의 위치를 확인한 뒤 닻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하강 준비를 하던 중 예상치 못한 서풍이 불어오면서 배는 처음 위치에서 약 20m나 표류하고 말았습니다. 두 사람은 닻을 회수하려 했지만 아무리 당겨도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직접 잠수해 닻을 풀어내기로 했습니다.
수심 25m에 도달했을 때, 두 친구는 놀랍게도 닻이 로마 시대 암포라(양손이 달린 항아리)로 보이는 도자기에 걸려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같은 날 세 차례 더 잠수하며 발견 사실을 확인했고, 그곳에서 여러 개의 암포라를 더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물이 매우 혼탁해 1m 밖의 것조차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놀랄 만큼 잘 보존된 고대 선박 구조물 위에 수백 개의 용기가 흩어져 있는 것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이후 시야가 개선되자 두 사람은 카메라를 들고 다시 잠수하여 해저 바닥과 그곳에 펼쳐진 장관 같은 고고학적 유물들을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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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4월, 부와 페레르는 촬영한 사진과 함께 자신들의 발견을 빌라호요사 고고학 박물관에 신고했습니다. 박물관은 발렌시아 지방정부 수중고고학센터에 이 사실을 알렸고, 센터는 2001년 1월 고고학자 카를로스 데 후안(Carlos de Juan)과 구스타보 비바르(Gustavo Vivar)를 발견자들과 함께 현장에 파견했습니다.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그들은 유적지를 찾아냈습니다. 그러나 막상 수중에 들어간 부와 페레르는 그곳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즉시 깨달았습니다. 발견 소식이 이미 퍼져 있었고, 지난 몇 달 동안 다른 다이버들이 대량의 암포라를 가져간 것이었습니다. 경악한 고고학자들은 약탈이 멈추지 않으면 이 유적지는 금세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부 페레르'의 발견으로 고고학자들은 로마 선박을 대상으로 한 지중해 최대 규모의 발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중해 최대의 로마 선박 발굴 현장
2001년 5월, 모든 암포라를 보호 구조물로 덮는 보존 프로젝트가 착수되었습니다. 발렌시아 지방정부 문화국, 알리칸테 대학교, 빌라 박물관(Vila Museu), 빌라호요사 요트 클럽의 지원을 받아, 카를로스 데 후안과 프랑카 치베키니(Franca Cibecchini)가 이끄는 팀은 2006년부터 발견자들의 이름을 딴 '부 페레르'로 명명된 이 난파선의 본격적인 발굴에 나섰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약 30m 길이의 로마 선박을 확인했으며, 이는 로마 선박 발굴로는 지중해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 배는 대량의 암포라를 실고 있었는데, 현재까지 약 1,000개가 확인되었습니다. 각 암포라에는 멸치, 고등어, 전갱이로 만든 무게 40kg의 피시소스(가루무, 게라룸)가 담겨 있었습니다.
끝나지 못한 위험한 항해
암포라들은 선창에 보관되었고, 항해 중 손상을 막기 위해 덩굴 순으로 감싸져 있었습니다. 갑판실 양옆에서는 시에라모레나 산지산 납괴 12개가 발견되었는데, 각각 무게가 64kg이며 '게르마니아 황제 아우구스투스'라는 검인이 새겨져 있어 난파 연대를 서기 1세기로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선체 목재의 탁월한 보존 상태 덕분에 건조 기술 분석도 가능했고, 2014년 발표된 연구는 이 배가 네아폴리스(현 나폴리) 지역의 조선소에서 건조되었음을 결론지었습니다.
'부 페레르'의 침몰 과정은 꽤 충실하게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 배는 1세기 중반 카디스 인근 항구에서 출항하여, 값진 화물인 암포라와 납괴를 싣고 로마 또는 나르본으로 향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발레아레스 제도로 향하던 중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승무원들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바람 방향으로 조작해 해안 쪽으로 접근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허사였습니다. 무거운 상선은 해안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에서 가라앉았고, 그곳에서 약 2,000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더 알아보기
인터넷: www.bouferrer.org (스페인어 사이트)
연표
1999년
호세 부와 앙투안 페레르가 빌라호요사 앞바다에서 서기 1세기 로마 난파선을 발견합니다.
2001년
발렌시아 지방정부 수중고고학센터가 난파선 발굴 업무를 관리하게 됩니다.
2006~2007년
'부 페레르'의 발굴이 시작됩니다. 수천 개의 암포라와 납괴가 확인됩니다.
2013~2014년
유적지 안내 견학이 시작되고, 선박의 건조 지역이 확정됩니다.
황실의 납괴
'부 페레르' 선창에서 발견된 납괴에는 'IMP GER AUG'라는 각인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게르마니아에서 승전한 황제, 즉 칼리굴라, 클라우디우스, 네로, 도미티아누스 중 한 명을 가리키는 것으로, 연구자들은 현재 네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CCV'라는 글자도 읽히는데, 이는 납괴의 무게, 즉 로마 파운드 205파운드(약 64kg)를 의미합니다.